1
마음이 바빴다.
새로 시작한 일정은 생각보다 시간과 품이 많이 들었다.
시작한 지가 단 며칠 밖에 안됐는데 모든 일상이 그 일로 정신이 없을 정도였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되어 그만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아무래도 끝까지 해봐야겠다. 이런 경험을 또 어디서 해보겠냐는 심산이다.
2
새로 알게 된 언니분은 14년간 유치원을 운영하셨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아가자기하게 뭔가를 많이 만들어 다니신다.
이번에는 수업 필기 중에 자주 그려야 하는 모양을 모양자로 만들어 오셨다. 넉넉하게 여러 개를 만들어오셔서 마음 좋게 나누어주시더라.
곁에 있던 나도 그 모양자를 받았다. 이거 참, 전에는 손 코팅지를 공으로 가져다주시더니(심지어 코팅지를 좀 달라는 말조차 꺼내지 않았는데), 이번에도 의도치 않게 덕을 입은 기분이다.
가만 보면 주는 것을 아까워하지 않는 사람들이 꽤 있다.
동창 중에도 그런 이가 몇 있었는데 되돌이켜 생각하면 나는 그다지 나눠주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도 지금은 받은 만큼을 돌려주고 있지만, 그땐 뭘 몰라서 '얘가 왜 나한테 이런 것을 그냥 주지?'하며 이상하게 여기기"만" 했다. 지금 생각하면 참 미안하다. 받으면서 '고마워' 한 마디 하고는 잘 쓰고 그냥 살았으니까.
이제는 개과천선(?)한 져니라서 예전 같지 않다.
지난번 손 코팅지에 대한 답례품을 마련해갔었다. 다른 분들이 보지 않을 때에 준비해 간 주전부리 2상자를 얼른 언니의 가방에 끼워 넣었다. 사람들이 주변에 많았는데, 먹는 것이다 보니 누군 주고 누군 안 주기가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언니는 잠깐 놀라시는 듯했으나, 눈치껏 안 보이게 가방을 감싸 안으며 끼워 넣은 상자가 빠지지 않도록 하시더라. 아우, 센스쟁이~
여하간 좋은 분 같다.
3
며칠 앓았더니 기운이 쏙 빠졌다.
좋은 컨디션이라는 게 마음처럼 잘 유지되는 게 아니구나 싶다.
의욕이 살아났다 싶으면 아프고 졸리고 힘들고 지치고..... 그래서 의욕이 다시 떨어지고....
에이.. 어쩔 수 없지..... 앓고, 잠자고, 힘내고, 활력을 내어 다시 의욕을 살리는 수밖에.
작심삼일은 이미 9번째 반복하고 있고 다시 작심삼일을 계획하기엔 맥이 빠지는 상황인데 다행히도 설날!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에요~~라고 하지 않던가.
진정한 새해를 맞이하여 다시 리셋! 계획을 짜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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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이 당신의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서
그것이 불필요한 것은 아니다.
-토마스 에디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