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우러 다니니 기분이 영 좋다.
어떤 강좌는 최소 하루를 할애해서 준비해야 하고, 어떤 강좌는 책과 펜만 가져가서 듣기만 해도 된다.
한 강좌는 가서 발표를 해야 한다.
나, 옛날에 발표하라고 하면 몸도 목소리도 덜덜 떨던 사람이다. 잘 해야 하고 아니 잘 하고 싶고, 못하면 망신인 것 같고.. 옛날에는 너무 많이 떨었다.
2
이번에 수강하는 그 강좌에서 발표를 해야 한다고 하니 이만저만 긴장되는 것이 아니었다.
엄청난 압박감...크흐....
살펴보니 비평하는 시간에는 제약을 두지 않더라. 그 말인즉슨 짧게 하고 싶으면 짧게 해도 된다는 뜻이렸다!!! 30초만 말해야지!
다른 분들 보니까 노트에 비평할 내용을 간략하게 적어오시더라.
나는 막 떠는 사람이니까 그렇게는 안되겠다 싶었다. 그래서 되도록 말하는 투로 적어봤다. 그리고 내 악필을 내가 못 알아봐서 더듬거릴까봐 텍스트 파일로 작성해서 g 패드에 담아 가서 읽었다.
처음엔 굉장히 떨렸는데 마음을 편히 먹었다.
어느 방송에서 강사가 말하길 "사람들은 당신 생각만큼 당신에게 관심이 없습니다. 사람들이 당신을 주목하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당신의 착각입니다."라고 했다.
그 말을 상기하자 얼마나 위로가 되던지.
그래, 기억에 남을 만큼 엉터리로 하지만 않는다면 될 거야. 회자될 만큼 너무 엉터리로만 안 하면 돼. 30초는 너무 짧아서 외려 기억되기가 쉽겠다. 그러니까 적당히 짧으면서도 적절히 긴 시간으로 평범하게 말하면 될 거야.
부끄럼쟁이 져니, 이번 강좌에서, 한 명씩 돌아가며 발표를 하는 시간을 안떨고 무난히 참여해냈다.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으나, 수업이 끝나고 한 분이 내게 "오늘 발표 잘하셨어요."라고 하셨다.
그리고 얼마 뒤에 다른 분이 "보는 관점이 독특하던데요"라고 하신다.
"아, 그래요? 저는 너무 논리적이지 못했던 것 같아서 좀 그랬는데..."라고 말하자,
"그 관점을 유지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라고 말씀하신다.
덤덤한 척 아무 말 안 했지만, 누가 그러던가?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한다고?
칭찬은 관악산까지도 춤추게 한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내 마음이 즐거우니 산도 춤추는 듯, 쿵쿵 울리는, 관악산 탭댄스 추는 박자감이 발바닥을 통해 느껴졌다. 아아, 즐겁더라.
진짜 발표를 잘 했는지 어쩐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힘을 내라 격려를 해주시는 것 같아서, 순간 봄이 온 줄 알았다. 마음이 따뜻했다.
3
좋아하는 일을 할 때 사람은 확실히 더 즐겁고 능동적이 되는 것 같다.
이 강좌는 참여해야 하는 수업이라 압박감이 느껴진다. 그럼에도 좋아하는 일을 더 잘할 수 있게 되리라는 희망으로 최소한의 수동적 입장에서 최대한의 능동성을 가지고 임하게 된다.
이번 주까지 세 번의 수업에 참여했다. 일단 어느 정도 적응했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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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우리가 성공할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우리가 노력할 것을 요구할 뿐이다.
-마더 테레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