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잘 스토리 9 - 005 -준비는 당당, 줄 때 콩닥

by 배져니






1


오빠와 언니의 생일이 가까워져서 선물을 준비해 놨다.


물가는 식품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높아져있는 추세이다.

같은 돈 1장을 사용해도 작년과 같은 것을 살 수 없을 정도이다.


오빠, 언니의 생일날이 비슷한 즈음이라서

그 즈음의 주말 하루에 만나 가족 식사를 하는 편이다.

이번에도 하루 날 잡아 외식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집에 도착하면 선물을 건네줘야 하는 내 심정이 콩닥 콩닥이었다.


말했듯 물가가 너무 높아져서

작년과 같은 비용으로 좋은 선물을 사기 어려웠다.


그래서 선물을 성의를 다해 개수로 채웠다.

'마음에 안 들어 하면 어쩌지...'

콩닥콩닥....


이번 해의 오빠 언니에게 줄 선물의 테마는 '작은 사치'였다.




2


잘 구입하지 않는 사소한 것들,

예를 들면 하나로 충분해서 더 구입하지 않거나,

사보고 싶기는 하지만 일반 제품보다 값이 살짝 높거나,

영 사용하지 않지만 있으면 써볼 만한 것들...


그러나 소소한 것들이기 때문에 품질이 형편없으면

선물이라 하기 어렵겠다.


그래서 이미 작년부터 작정하고,

이 몸이 구입해서 사용해 본 것들 중에

좋은 것들 위주로 조금씩 사모아서 마련했다.


6개쯤 되는 물품들을 예쁘게 포장하고 싶었으나,

또 모든 물품이 상자에 넣어있는 것들이 아니라서

예쁘게 포장도 못하겠고...


'에라이~ 돈 쬐끔 더 쓰자...'


...라고 생각하고 A4 용지 크기의 미니 에코백을 2개 샀다.

거기에 선물을 각기 넣어놓으니... 어라... 에코백이 꽤 귀엽잖아?

뭔가 탁월한 선택!


그러나...


'안 좋아하면 어쩌나....'


소심한 마음은 콩닥 콩닥이었다.

그래서 당일 아침에 급하게 편지를 썼다.

구구절절 길게 쓰지는 않았으나, 나... 글 쫌 쓴다.

귀염성있게 아기자기하게 품목당 의미를 써넣으며 마음도 갈아 넣었다.


그리고 선물을 건넸다.




3


그랬더니 오빠는 호쾌하게 웃었다.

편지를 보고 웃은 것 같았다.

언니는 별말은 없었으나 오밀조밀 살펴보시더라.


소소한 거라고 마음 안 들어 하면 어쩌나.... 콩닥콩닥...


내가 소소한 거 했다고 가격을 낮게 책정했겠나.

나는 가격 면에서도 떳떳하게 선물했다.


'음... 새삼.. 선물이 왜 떳떳해야 하나... 선물은 마음이고 정성인데..?'


...하는 내 생각에 의아함이 들기도 했으나, 어쨌든,

나는 선물의 품질, 가격, 마음, 정성 면에서 위풍당당하다!


그러나 실상은 두 사람이 좋아하는지 아닌지 슬쩍 눈치를 봤다... 헤헷.

콩닥콩닥.... 분명 선물 잘 해놓고... 왜 이리 심장이 뛰는지....

흠. 난 정말, 마음, 정성 면에서 위풍! 당당! 하다고!




4


선물 물품 정하는 게 신경이 많이 쓰였지만,

궁리하는 마음은 뭔가 재미있었고,

정말 물가는 토끼.... 아니 캥거루.... 높이 뛴다..는 걸 알았다.

선물 증정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이제 어버이날 선물을 궁리해야 한다...

재미있겠다... 근데 어버이날 즈음에.. 토끼나 캥거루가... 날지는 않겠지?

그건 세상 망조 든 거겠지... 그럴 일은 없을 거야, 암.




-끝-






매거진의 이전글자잘 스토리 9 - 004 - 민감하다는 것은 장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