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귀여워

by 배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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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기수양을 위한 심리학>을 듣고 있다.

이번 주에는 감정의 이해에 대한 수업이 있었다.


강사님은 감정에 대해서 강의하셨다. 아기들이 처음 감정을 느낄 때 옆에서 그 감정을 이해해주는 엄마가 있기 때문에 감정의 발달이 된다는 내용을 말씀하고 계셨다.


나는 아침 일찍부터 서울 남단에서 북단까지 이동하여 강의를 들으러 왔다. 그날 새벽에 잠들어서 아침에 일어나자니 힘들어서 죽을 것만 같았으나 강의를 듣겠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마을버스 타고 지하철 타고 또 걷고 해서 강의실까지 왔던 것이다. 피곤함이 몰려온 것은 당연했다. 잠이 모자란 탓에 하품이 자꾸 나왔다. 열심히 강의하시는 강사님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서 몰래몰래 하품을 하고 있었다. 그때도 입을 벌리지 않고 콧평수조차 확장하지 않은 채 몰래 하품을 했다. 입이 벌어지는 것은 막을 수 있었지만 눈에 눈물이 괴는 것은 막을 수 없었다. 강사님이 나를 보고 외쳤다.


"왜 울어!!!"


나는 깜짝 놀랐다. 하품 좀 했기로서니 저렇게 큰소리로, 게다가 반말로 내게 저렇게 외치시다니! 나는 놀라서 딸꾹질이 나오려는 것을 일단 애써 참았다. 눈물이 순식간에 말라서 사라졌다.

나는 상황을 이해하려고 애썼다. 강사님은 뒤이어 말씀하셨다.


"울지 마!"


강사님의 외침에 사람들이 숨죽였다.


"이렇게 엄마가 아이의 감정을 무시하고 혼내면 되겠어요. 울지 마~ 왜 우니? 이렇게 달래주고 이해해줘야 엄마지요."


사람들이 웃었다. 혼내는 엄마의 억양을 흉내 내 신 것이 너무 실감 나서, 순간 무슨 상황인지 몰라서 놀랬다가 맥락을 이해하고 긴장감이 풀어지며 웃었던 것이다.


나는 놀래서 웃음도 안 나왔다. 딱 나를 보고 말씀하신 것 같았단 말이다.

강사님의 시선은 아무래도 중앙 쪽에 많이 분포하신다.

중앙 자리에 앉았더니 이런 오해가 생기는구먼. 다음에는 중앙에 있는 자리를 피해 앉아야겠다.

아, 딸꾹질 나올 것 같아서 혼났네.


그나저나 강사님, 연기력은 훌륭하시더라.









2


그런가 하면 이 강의에서 신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강사님은


"서양의 신과 동양의 신은 개념이 다르죠. 서양의 신은 외재하죠."


순간 나는 이건 무슨 뜻인가? 외제? 서양의 신이라 외제, 외국제라고 하는 건가?


"동양의 신은 내재하죠. 사람 안에 소우주가 있다고 하고요."


아하. 내재~ 안에 있다고. 그럼 아까 건 외재, 바깥에 있다는 거겠네.


이해는 했는데 나는 '서양 신이라서 외제라고 하는 거?'라고 착각했던 나 자신이 웃겨서 피식 웃었다.


뭐 틀린 말은 아니지. 엄밀히 서양의 신은 외제지, 암.


아우~ 나 귀여워~~

(기신 꿍꺼떠~~ 귀엽다고 인정해줘랏!

무서어떠~~인정해랏! 안 그럼 계속할 거다. 일 더하기 일은 귀요미~~!)









3


날씨가 점점 온화해지고 있다. 환기를 위해 창을 열어도 더 이상 독한 한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봄은 다시 왔고 나는 그 봄을 다시 살아간다. 기쁘다. 화사한 봄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게.

이 좋은 봄과 그것을 만끽하는 감각을 주신 신에게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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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간 속에서

새로운 마음을 담아야 한다.


-아우구스티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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