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6.24 시황 - 알아야 할 것

by 우영헌

* 이 글은 세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아빠의 이야기입니다.


배당투자자는 시황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


주식시장은 복잡계의 영역이라 어떤 이유로 오르기도 하고 같은 이유로 떨어지기도 한다.

소위 주식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오르면 오르는 이유를 만들어내고 떨어지면 떨어지는 이유를 만들어 내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다. 그들의 논리는 공부에 도움이 될지 몰라도 수익을 높이는 데에는 쓸모가 없다.

투자의 세계는 인간의 통제 능력을 벗어나는 복잡함으로 인해 모든 것을 공부하고 예측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거듭 말하자면 배당투자자는 최소한의 지표와 판단근거로 단순하게 투자해야 한다. 복잡함을 단순함으로 대응하는 것이 투자자가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길이다.


그래서 너희들은 선지자가 되려 노력하지 말고 선각자가 되어야 한다.

주식시장에서 중요하는 것은 앎이 아니라 깨달음이다. 내가 평범한 사람이라는 사실, 주가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사실, 운은 계속되지는 않는다는 사실, 오름이 있으면 내림도 있다는 사실, 복리만이 부자를 만들어 준다는 사실만 깨달아도 부자가 될 확률이 훨씬 올라간다.


배당투자자는 시황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


최근 국내외적으로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계엄과 탄핵 국면을 거쳐 정권이 교체되었고 새로 들어선 정부가 각종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이어 이스라엘과 이란이 전쟁을 시작했고 최근에 미국도 참전했다. 오늘 아침에 휴전을 한다고 했으나 그들의 말은 깃털처럼 가벼워 언제 또 뒤집어 질지 모른다. 혼란이다.


이 와중에 KOSPI지수가 어느새 3000을 돌파했다. 분명 주식은 불확실성을 싫어한다고 했는데 어찌 된 일인지 모를 영문이다. 어떤 전문가들은 상법개정 등 새로운 정부의 증시 우호책 덕분이라는 말하는 사람들도 있고 환율 덕분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전쟁 덕분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내 경험상 업종을 가리지 않고 납득할만한 이유가 없이 종목이 오르는 것은 그냥 대세 상승장이다. 이유를 알 필요도 없고 찾을 필요도 없다. 그리고 언제 끝날지 예측하는 것도 무의미하다. 그게 오늘일 수도 있고 10년 뒤일 수도 있다. 배당투자자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대응해야 한다.


배당투자자는 시황에 흔들려서는 안 되지만 주가가 오르는 다양한 이유 중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최근 발생하고 있는 큰 변화. 이른바 大주주환원 시대의 도래이다.


우리나라는 이런저런 통계를 말하지 않아도 주주환원에 있어 매우 인색한 시장이다. 상속세가 많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고 대기업의 재벌 구조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이든 주주환원이 부족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럼 주주환원을 적게 하는 것이 악이고 무조건 많이 하는 것이 선일까? 그건 아니다. 자본시장에서 자본을 구하고자 하는 창업 조기 기업은 주주환원을 해서는 안된다. 본연의 사업을 위해 자본을 사용하는 것이 맞다. 문제는 이미 성숙한 회사다. 자본시장에서 자본을 조달해서 중견기업을 거쳐 대기업이 된 회사는 창업 초기받았던 투자금을 어떤 식으로든 자본시장에 내어 놓아야 한다. 그래서 그 자본이 앞에서 말한 신생기업의 자본금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자본시장의 선순환이다. 기업이 자본시장으로 돈을 돌려주는 방법이 자사주 매입소각 혹은 배당과 같은 주주환원인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주주환원에 인색한 대기업들이 자본시장을 경직되게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이 소위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유발해서 외국인들이 투자를 주저하게 되고 한국 시장의 기업들이 낮게 평가받는 것이다. 이재명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법개정, 배당소득세 분리과세 등의 대안을 제시하였는데 이러한 정책은 모두 주주환원의 확대로 연결된다.


주주환원을 확대되는 이유는 절묘하게 삼박자가 맞아서이다.


정부는 지난 수년간 가계부채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가계부채 문제는 곧 주택가격 상승의 문제와 같다. 주택가격 상승은 소수의 다주택자만 좋을 뿐 국민 대다수는 손해를 보는 구조다. 자산이 증가했다는 심리적 효과 정도만 있을 뿐이다. 높아진 주택 가격과 막대한 가계부채는 국민들의 주머니를 가볍게 만든다. 내수 소비 진작이 어려워진다는 뜻이다. 그래서 정부는 시장의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이 아닌 자본시장으로 흘러가기를 바란다. 10억의 주택을 갖고 있으며 그냥 안고 살뿐이지만 10억의 배당주를 갖고 있으면 매년 5,000만 원 이상의 배당으로 소비 여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자본시장으로 유성동의 물꼬리를 돌리면 주택가격 상승을 억제할 수 있고 국민들의 소비여력을 높일 수 있으며 기업들의 자금 조달에 도움이 된다. 안 할 이유가 없다.


기업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승계다. 2세, 3세, 4세로 승계가 이루어질 때마다 지분이 희석되고 결국 미국의 기업처럼 가문이 소유하거나 혹은 대주주가 불분명한 다국적 기업으로 변모하겠지만 아직까지 대한민국은 철저한 가족 중심의 재벌 구조를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기존에 기업은 승계 문제를 터널링으로 해결했다. 물적분할 같은 쪼개기 상장이나 비상장 개인회사로 이익을 이전해 합병하는 방식이었다. 이러한 대부분의 편법은 이제 막혔다. 상속세를 내기 위한 거의 유일한 방법은 배당을 높여 상속세 재원을 만들거나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지분율을 높인 후 지분을 상속세로 대납하는 방법이다. 정부는 배당 분리과세를 통해 기업의 이러한 움직임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마지막이 개인 투자자의 행동양식의 변화이다. 과거 개인투자자는 천수답식 투자를 해왔다. 투자를 하고 주가가 오르기만 바라던 패턴이었다. 이제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주총에서 주주환원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실제 주총에서 기업의 의사결정을 막는 사례도 올해 처음 나왔다. 전에 없던 일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스마트해졌고 투자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기 때문에 발생한 당연스러운 수순이다. 주주행동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이제는 기업의 주가에 수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을 넘어 기업의 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정부, 기업, 개인투자자의 변화는 모두 주주환원 확대를 가리키고 있다.


배당투자자는 이러한 시황의 변화는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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