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세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아빠의 이야기입니다.
내친김에 지난 글에 이어 주주환원에 대해서 자세하게 얘기해 보자.
내가 주주환원에 대해 이렇게 장황하게 글을 쓰는 이유는 내가 배당 투자를 시작한 이래 가장 큰 변화가 한국사회에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초 윤석열 정부의 밸류업 정책을 통해 변화의 조짐을 느꼈고 24년 4월 10일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에서 증시 부양책을 내놓는 걸 보고 확신했다. 급증한 주식 투자 인구를 정치권이 드디어 표로 보기 시작했고 앞으로 우리나라는 선거를 치를 때마다 증시 부양책이 나올 거라는 걸 말이다. 증시 부양책은 대개 주주환원 확대와 관련될 것이 자명하다.
시장에서 조달한 자본으로 일정 수준의 성장을 달성한 기업은 반드시 주주환원을 통해 자본을 시장에 다시 내어 놓아야 한다. 자본이 순환하고 경제에 도움이 되기 위함도 있지만 난 앞서간 기업이 가져야 할 최소한의 기업 윤리라고 생각한다. 물론 현재의 미국처럼 주주자본주의가 지나치게 과도해 당기순이익을 초과하는 주주환원이 발생하면 이 또한 경제에 그리 좋은 현상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미국식 주주자본주의를 논할 처지가 못된다. 비정상적으로 주주환원이 적게 때문이다. 이 이유 하나만으로도 주주환원을 확대해야 할 충분한 이유가 된다. 그러나 주주환원을 바라보는 각각의 경제 주체는 다른 셈법을 갖고 있다.
오늘은 정부의 입장에 대해서 자세히 얘기해보려고 한다.
"우리는 배당을 너무 안 하는 나라다. 중국보다 안 하는 그런 나라다"
"배당을 늘리는 위한 세제 개편을 포함해서 가능한 모든 방법을 찾겠다.
"다른 나라는 우량주를 사서 배당을 받아서 생활비에도 쓰고 내수 진작도 되고 경제에 선순환이 되는데 우리는 그러지 못한다"
"주식을 부동산에 버금가는 대체수단으로 만들겠다"
위의 발언은 이재명 대통령이 한국거래소에 방문해서 한 발언의 일부이다. 이 발언만 봐도 자본시장을 키우고 싶고 그러기 위해 주주환원을 확대하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가 읽힌다. 그럼 정부는 왜 자본시장을 키우고 싶어 할까? 그것은 부동산과 연관이 되어 있다.
1. 정부는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시키고 싶다.
노무현 정부, 문재인 정부 전 두 번의 진보 정권이 보수 정권에 대권을 빼앗긴 것은 공히 주택가격 폭등 때문이었다. 일부 전임 정부의 실책이나 세계 경제 상황 때문이었으니 억울한 측면도 있겠으나 결국 정권을 빼앗긴 것으로 그 대가를 치러야 했다. 이러한 내용을 잘 알고 있는 이재명 정부가 전 진보 정권의 몰락을 보며 깨달은 바가 분명 있을 것이다. 최근 경기 부양을 앞두고 위한 돈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 가는 것을 막기 위해 대출 규제 정책을 발표하였는데 이러한 규제책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결국 돈의 흐름이 부동산이 아닌 다른 곳으로 흐르게 해야 한다. 그곳이 바로 주식시장인 것이다.
2. 국민의 노후를 위해 자산의 변화가 필요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자산은 부동산 자산 75%, 예금, 보험 등 금융자산 25%로 구성되어 있다. 미국이나 일본 같은 선진국은 우리와 정반대로 60%~70%가 금융자산이고 부동산 자산은 30%~40%에 지나지 않는다. 이러한 차이가 결국 노후를 결정짓는다. 아이러니하게도 높은 주택가격 덕분에 우리나라 가국의 순자산이 일본보다 높지만 일본 국민에 비해 소비력이 높거나 노후가 잘 준비되어 있지 않다. 비싼 주택 가격은 기분은 좋게 할지 몰라도 정작 내가 쓸 돈을 만들어 주지 못한다. 이런 마당에 국민연금의 역사가 오래되지 않아 충분히 많은 연금이 적립되어 있지도 않다. 나라가 국민의 노후를 해결해 줄 수 없는 만큼 정부는 각종 세제 혜택을 통해 국민들이 보다 많은 금융자산을 갖기를 바란다. 매년, 매분기 배당을 주는 배당주가 이러한 정부 정책의 목표와 딱 맞는 금융자산이다.
3. 자본시장의 정상화로 경제의 선순환을 만들고 싶다.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간 돈은 어떠한 부가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부동산 시장에 갇힌다. 주식시장으로 들어가야 경제도 살고 기업도 성장할 수 있는 기반도 된다. 주식시장을 돈이 들어오고 시장이 활성화되면 투자자는 많은 금융 소득을 얻게 되고 이것은 곧 소비로 이어져 내수진작에 도움이 된다. 혁신 기업들은 높은 가치로 평가를 받아 낮은 비용으로 자본을 조달할 수 있게 된다.
공정하고 투명한 자본시장을 만들고 주주환원 확대를 유도하면 지금 정부가 골치를 앓고 있는 대부분의 고민들이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자본시장의 정상화와 주주환원 확대를 안 할 이유를 찾기가 더 어렵다.
이제 곧 정부는 상법개정을 할 것이고 곧이어 배당소득 분리과세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높다. 상법 개정이 채찍이라면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당근이다. 이 이후에 또 무엇이 나올지는 모르지만 결국 주주환원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 정해진 미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