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환원 : 나는 오너다

by 우영헌

* 이 글은 세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아빠의 이야기입니다.


오너의 한숨


최근 몇 년 동안 주주환원 때문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주주총회만 하면 배당 많이 달라고 난리다. 과거에는 도덕적인 비난이 많아서 그냥저냥 버틸만했는데 요즘은 내 주머니를 털어 가려고 난리다. 열심히 일해서 대한민국을 발전시킨 우리한테 이러면 안 된다. 대체 우리가 뭘 잘못했나?


며칠 전 신문을 보니 국내 상장사의 최근 10년 평균 배당성향은 26%이고 미국(42%), 일본(36%)은 물론이고 중국(31%) 보다 낮다고 한다. 자사주 소각까지 포함한 주주환원율을 보면 비교 자체가 안될 거라고 야단법석이다.


나참.... 나도 욕먹기 싫고 배당 많이 하고 싶다. 근데 이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배당 많이 하면 주가가 올라갈게 뻔하고 주가가 올라가면 상속세를 많이 내야 한다. 다 알겠지만 상장사 주식은 상속세가 60%나 된다. 이쯤 되면 내가 상속받는 건지 나라가 상속받는 건지 도대체 모르겠다. 배당을 받아서 상속세를 내고 싶지만 그것도 쉽지 않다. 종합소득세가 45%나 되니 배당받아봐야 절반이 세금으로 나간다. 어느 세월에 돈을 모아서 상속세를 내나? 사람들은 왜 그렇게 승계나 경영권에 집착하냐고 우리를 몰아세운다. 내로남불이 따로 없다. 자기들도 상속세 안 내려고 별짓을 다하면서 말이다.


과거에는 일감 몰아주기 같은 걸로 터널링 편법 상속을 많이 했는데 최근에 이런 편법들이 하나 둘 막히고 있다. 사람들은 경제 정의니 어쩌니 떠들지만 나중에 봐라. 결국 우리나라 기업들은 다 외국자본에 먹히게 될게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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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상속을 매우 중요시하는 나라다. 기업이라고 해서 다를 이유가 없다.

대주주의 지상과제이자 숙명은 안전한 승계와 지분유지를 통한 경영권 방어다. 정상적으로 상속을 하면 좋겠지만 그러기엔 상속세가 과다한 것도 사실이다. 상속세 60%를 내고 나면 경영권 보장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주주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과세 표준이 되는 주가를 최대한 낮추는 것이다. 강제적으로 주가를 끌어내리는 적극적인 행동은 어렵겠지만 주주환원을 소홀히 하여 주가가 올라갈 동인을 없애는 소득적인 행동 정도는 가능하다.


배당을 받아서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면 좋겠지만 사실 이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금융소득이 2,000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 종합과세 되는데 세율이 45%에 육박한다.


재벌을 옹호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들이 승계와 경영권을 중시하고 세금이 과도하다는 현실을 인정해야 해법이 나온다. 어찌 됐든 우리나라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주주환원을 늘리기 위해 어쩔 수 없다. 소탐대실해서는 안된다.


다행스럽게도 24년 정부의 밸류업 정책이 시행되고 배당성향이 올라가고 있고 자사주 매입소각 역시 증가하고 있다. 곧 상법개정이 시행되면 더욱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강제로 하는 것은 보여주기식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기업 오너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동기 부여가 필요하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이소영의원이 발의한 배당소득 분리과세 법안이 해결책이 될 수 있으리란 생각이다.

법안의 골자는 배당성향 35% 이상되는 상장사의 배당을 분리과세하고 세율을 최대 27.5%로 제한하는 것이다. 의원실 검토에 따르면 이 제도로 인한 감세는 배당 확대로 인한 세수 증가와 상계하면 큰 무리는 아니라고 한다. 혹자는 부자감세라는 프레임으로 공격할 수 있지만 부정적 효과보다 긍정적 효과가 많다면 욕을 먹더라도 하는 것이 올바른 정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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