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세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아빠의 이야기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상법이 개정됐다.
지난 정권에서 거부권 행사로 무산되었다가 정권 교체 후 극적으로 여야 합의로 통과됐다.
자본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소 중 정치 혹은 정책의 영향을 파악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 행간의 의미를 알기 어렵고 종종 의도한 바와 다른 결과를 만들기 때문에 그렇다.
상법개정은 배당투자자는 반드시 그 의미를 알고 있어야 한다.
아래 4개 항목은 여야 합의로 통과 됐다.
1. 주주에 대한 이사 충실 의무 명문화
2. 대규모 상장사(자산규모 2조원이상) 전자주주총회 의무화
3. 사외이사의 독립이사로 명칭 변경
4. 감사위원 선임 시 3% 룰 적용 확대
아래 2개는 공청회 개최 후 도입을 검토하기로 했다.
1.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2. 대규모 상장사(자산규모 2조원이상) 집중투표제 의무화
이번 상법 개정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나는 주주환원의 측면에서 보면 금차 상법개정은 실효적 효과보다는 선언적 효과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주주에 대한 이사충실 의무가 명문화되었다고 해서 당장 이사회가 주주환원을 확대하는 의사결정을 할 거라고 생각할 수 없다. 기업을 운영하면서 발생하면 대부분의 의사결정은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위반 여부를 무 자르듯이 판단하기 어려울뿐더러 주주환원이 곧 주주에 대한 충실의 의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상법 개정 후 다양한 법원의 판례가 나오면 지금의 선진국처럼 최소한의 기준이 잡히겠지만 이는 한참 먼 얘기일뿐더러 보수적인 대한민국 법원에서 파격적인 결정이 나오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둘째, 전자주총과 독립이사로의 명칭 변경 역시 대한민국 주식투자자의 성향상 주총 참여가 획기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적고 단순한 명칭을 변경했다고 이사들의 행태가 변하리라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셋째, 3%룰 확대 적용 역시 아래 표를 보면 알겠지만 이미 감사와 사외이사 아닌 감사위원의 경우에는 이미 개정된 3%룰을 적용받고 있었고 금차 개정으로 사외이사인 감시위원에 대한 것만 추가된 것이기 때문에 어떤 드라마틱한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또한 감사는 주로 감시의 역할을 담당하기에 기업의 경영을 투명하게 만들 수는 있으나 경영이 투명해졌다고 반드시 주주환원으로 이어지리라는 보장도 없다.
위와 같이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번 상법개정이 엄청난 효과를 낼 거라고 생각한다.
선진시장의 주주환원이 많은 것은 그 나라의 법이 강력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자본시장에서 조달받은 자본으로 사업이 성장한 후에 주주환원을 통해 자본시장에 다시 자본을 내어놓는 것이 상식이고 그 상식에 시장 참여자 사이에 합의가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이런 상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니 자국민과 외국인들에게 외면받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극단적으로 법 개정이라는 방식으로 어렵게 첫 발을 뗀 것은 안타까운 일이나 금차 상법개정을 통해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이사가 회사와 주주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 주주들이 주주총회에 최대한 많이 참석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 이사나 감사들이 최대주주의 거수기가 아니라 기업의 정도 경영에 힘써야 한다는 이 너무나 당연한 것들을 법에 명문화 함으로써 한국 주식시장이 비정상에서 정상의 영역으로 나온 것을 선언한 것이다.
주식시장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주주환원 확대는 필연적이고
사회적 논의가 계속되고 있는 자사주 의무소각,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그 속도를 높일 것이다.
배당투자를 하지 않을 이유를 찾기 어려운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