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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대혁 Feb 24. 2022

청년+이케아 코리아? 어떤 공간이 만들어질까

삼양청년회관, 이케아 코리아가 함께하는 공간 디자인 워크숍 

청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여기저기 청년 공간들이 만들어지고 있지만, 구성은 대부분 비슷하다. 코워킹 스페이스라는 이름의 사무실, 공용 공간에는 독서실이, 거기에 공간의 여유가 있다면 최근 1인 미디어 붐을 타고 크리에이터를 위한 공간들이 들어선다. '청년 문화'나 '청년 예술'을 표방한 공간이라면 사무실이 공연장으로 바뀔 뿐이다.


마치 청년이라면 모름지기 창업을 하든, 공부를 하든 뭔가 '생산적인 일을 해야 한다'라는 강박이 읽힌다. 공급자가 원하는 방식대로 꾸며놓은 곳에서, 공급자가 정의한 문제를 안고 있는 청년이, 공급자가 원하는 활동을 해야만 하는 제약을 벗어던질 수는 없을까?


청년을 위한 공간 만큼은 청년들이 스스로 디자인하고, 활동의 내용도 자유롭게 정할 수 있게 한다면? 직접 공간을 꾸미면서 그 장소에 대한 애착과 책임감도 생기고, 하나둘 모이다 보면 그렇게 기성세대가 원하는 청년의 문화, 청년의 커뮤니티가 생기지 않을까?


바로 이러 문제의식을 안고 서울시는 청년들이 직접 자신이 쓸 공간을 디자인하고 그대로 구현해보는 실험을 진행한다. 서울시가 강북구 삼양동에 조성한 '삼양청년회관'에서 오는 3월 11일에 열리는 '공간 디자인 워크숍'이 그 실험의 첫 단추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청년들이 '삼양청년회관'의 쓰임새를 논하고, 그에 따라 공간을 디자인한다. 여기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실제 가구들을 들여와 공간을 꾸미게 된다. 청년들의 상상을 실현해주는 든든한 후원자 역할은 이케아 코리아가 맡기로 했다. 청년들의 아이디어를 공유한 뒤에는 이케아 코리아의 다양한 홈퍼니싱으로 더 나은 공간을 함께 만들기 위한 솔루션을 모색하게 된다.


이번 워크숍은 이케아 코리아의 인테리어 디자인 리더 안톤 호크비스트가 직접 진행한다. 그는 "이케아 코리아는 이번 워크숍을 통해 삼양청년회관과 지역 사회와 주민들에게 더 좋은 이웃으로서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 가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3월 11일 워크숍은 이케아 코리아의 인테리어 디자인 리더인 안톤 호크비스트(왼쪽)가 이끈다.


이번 워크숍은 주거 환경 개선의 의미도 지닌다. 청년 1인 가구 셋 중의 하나가 최저주거기준인 4.2평에 못 미치거나 월 소득의 20% 이상을 주거비로 부담하는 주거 빈곤을 겪고 있다고 한다. 도시에서는 지하, 옥탑방, 고시원을 일컫는 이른바 '지옥고'에 사는 청년들도 갈수록 늘고 있다.


이들에게 볕이 좋은 창가의 휴식이나 자기 공간을 예쁘게 꾸미는 것은 그저 꿈에 불과하다. '삼양청년회관'이 다른 청년 지원 기관처럼 청년에게 어떤 역할을 지우기보다, 청년들에게 회관을 '동네 거실'로 내놓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삼양동이란 이름은 '북한산 자락의 볕이 좋은 동네'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 이름만큼이나 오후의 햇살이 일품인 '삼양청년회관'은 서울시의 빈집 리모델링 사업으로 만들어진 공간이다. 이번 워크숍은 버려진 빈집을 관이 살리고, 시민 당사자가 쓰임새를 궁리하고, 기업이 이를 뒷받침한 사례로도 기록될 것이다.


워크숍에 참여한 청년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사뭇 기대된다. 청년들이 이 공간을 '지옥고에 시달리는 청년들이 볕을 쬐며 '멍 때리기' 좋은 공간으로 쓰자'라고 해도 어울릴 만한 공간이고, 흩어져 있던 청년들이 동료를 만날 수 있는 공동체의 공간으로 제안해도 좋겠다. 어떤 공간이든 '우리 동네 거실에 놀러 올래'라며 친구를 초대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뀔 수 있기를 기대한다.



삼양청년회관, 이케아 코리아가 함께하는 공간디자인 워크숍 포스터


이 글은 오마이 뉴스에도 함께 실었습니다. 

워크숍 문의 070-5088-4078 또는 samyangyc@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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