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뇨르, 한국인 직원에게는 다른 태도
지난주 구매팀과 송장과 시스템 상의 단가가 달라 해결하고자 A라는 멕시코 직원에게 메일을 보냈지만 하루 동안 답장을 받지 못했다. 하다 못해 나는 옆 동료직원에게 A직원의 번호를 물어보았고, 동료는 나에게 왓츠앱을 알려주며 "걔 거의 답장 안 하니까 큰 기대를 하지 마"라는 싸늘한 말을 했다.
하지만 5분 뒤 예상보다 빠르게 답장이 왔고, 동료에게 이 사실을 알리니 "그거 네가 한국인이라서 답장하는 거야, 우리 같은 멕시코 직원들한테는 절대 답장 안 해"라는 말을 들었다. 그리고 옆을 보니 또 다른 동료가 고개를 끄덕이며 정말 사실이라는 듯 동의하고 있었다. 이 말을 들은 순간 나는 어떤 말을 하고 어떤 반응을 해야 할지 몰라했다.
"세뇨르!" "Señor!" 이것은 현지 멕시코 직원들이 한국인들을 부르는 말이다. 보통 직급이 있는 남자 직원들에게 저렇게 부르고, 나 같은 젊은 사람들에게는 이름을 부르기도 한다. 이 Señor 영어로 하면 Mr와 Sir과 같은 개념인데, 나의 아버지 벌 되는 직원이 나를 저렇게 부르며 존대해줄 때는 부담스럽기 짝이 없다
한국인들이 근면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한 이미지가 굳게 박힌 것도 있고, 개발도상국에 진출한 한국 대기업이기에 한국인을 존중하는 문화가 자연스레 생겨난 것 같지만, 한국인이라는 이유 자체만으로 멕시코 직원들과는 다른 대우를 받는 경우도 있다. 일례로 보안 시스템에 서류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한국인이 들고 가면 증거 서류가 필수적이지 않기도 하고, 이와 같은 상황들이 여러 곳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빠른 일처리를 좋아하는 한국인들에게는 그리 나쁘지는 않은 상황들이지만, 신입임에도 불구하고 가끔 나보다 연차가 있는 몇몇 멕시코 직원들보다 더 나은 대우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신경이 쓰인다. 다음에도 멕시코 동료들과 이런 대화가 이뤄진다면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