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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콩 Nov 07. 2021

그리움에 끝이 있을까

외로움: 해외생활의 가장 큰 딜레마

월요일에 우연히 멕시코에서 생활하며 알게 된 분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봤다. 


'보고 싶은 사람들이 늘어나는 삶이 좋은 삶일까'


마침 나도 해외생활의 외로움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있던 터라, '이 분도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동질감이 느껴졌다. 그리고 이왕 생각난 김에 '해외생활'과 '외로움' 사이의 딜레마에 대해서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유독 '해외' '외국'이라는 것에 다른 나라들보다 더 관심이 있는 것 같다. 이것들에는 크게 다음과 같은 3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1) SNS 발달로 인하여 손쉬워진 전 세계 정보 습득으로 인한 해외진출 수요 증가
2) 그에 반해 부족한 국내 여행지에 대한 아쉬움과 반도라는 지리적 제한
3) 그리고 유교 문화가 남아 있는 한국 사회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환경으로 가고 하는 욕구


내가 처음으로 해외에서 살아본 것은 대학교 3학년 때 네덜란드로 교환학생을 가면서였다. 언어에 관심 있었고 좀 더 자유로운 분위기를 느끼며 학교생활을 해보고 싶었다. 지금 돌아보면 그때 교환학생을 선택했던 것, 무엇보다 '네덜란드'라는 나라를 선택했던 것은 내 인생의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말할 수 있고, 그때 만난 인연과 그때 누린 삶은 24년 짧은 인생에서 최고였다고 자부할 수 있다.


과거는 미화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기억 속을 깊숙이 들여다보지 않으면 그 당시 행복했던 순간들만 생각나는 경향이 있다. 나의 경우 곰곰이 들여다보면 1년이라는 시간이 행복하면서도 외로움과 씨름하기도 했다.


아무리 해외에서 현지 친구들과 잘 지내고 문화가 적응하더라도 무언가 채워지지 않는 외로움이 느껴진다. 20년 이상을 한국에서 지낸 토종 한국인으로서 알게 모르게 당연하게 기준이 된 한국 문화와 현지 친구들에게서 느껴지지 않는 우리가 말하는 한국인들의 '정'이 그리운 건가 싶다.


지금 눈을 감고 떠오르는 사람들은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사람인 걸까. 항상 타지에 오면 한국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소중함을 새삼스럽게 알게 되는 것 같다. 그렇지만 이게 꼭 좋은 점이라고는 말 못 하겠다.


결론적으로 생각해보면 해외생활은 '소중한 사람들'과 '나의 꿈' 사이에서의 선택인 것 같다. 분명 한국에 들어가면 다시 해외에 나오고 싶을 거고, 해외에 나오면 한국의 편리함과 소중한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이 다시 커질 거다.


그래도 지금과 같은 청춘에 도전해보지 않으면 언제 이렇게 도전해볼 수 있을까. 내가 선택하고 꿈꾸던 생활이다. 그래서 나는 내가 바라던 삶과 지금의 현실이 무엇이 다른지, 그리고 현재에 충실하면서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 끊임없이 생각한다.


비록 문득 한국에 대한 그리움이 찾아오지만

오늘도 보이스톡으로 언제일지 모를 우리의 만남을 기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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