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인들 사이에서 언어 배우기
"나 그거 몰라 알려줘!"
요즘 내가 현지 친구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이다.
최근 교회 사람들 뿐만 아니라 회사 동료들과도 친해지면서 현지인들만 쓰는 표현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부쩍 늘었다.
그래서 최근 내가 느낀 현지인들 사이에서 언어를 배우기 팁(?) 3가지를 적어봤다.
1.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
상대방이 내가 외국인 것을 알고 가르쳐달라고 물어본다면 거부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가끔 보면 자신들도 외국인에게 자신들의 은어를 설명하는데 재미를 느끼는 것 같다.
2. 모른다는 말을 꺼내는 타이밍을 잘 잡는 눈치
상대방이 잘 가르쳐준다고 아무 때나 끼어들어서 물어보면 안 된다. 내 생각엔 대화 중 모르는 단어가 나올 때 바로 물어보는 게 가장 좋고 그 타이밍을 놓쳤다면 대화 끝에 물어보는 게 나은 것 같다. 이때도 놓쳤다면 따로 메모해놓고 나중에 한 명 붙잡고 물어보자.
3. 대화 중 나 혼자 소외되더라도 그것을 태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자존감(매우 중요)
대화 중 소외되는 상황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1) 상대방이 내가 모르는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경우
2) 내 언어 능력이 부족해 이야기를 못 따라가는 경우
첫 번째 경우에는 크게 기죽을 필요가 없다. 한국인들끼리 대화할 때도 중간 내용을 못 들었거나 내가 모르는 사람 또는 주제에 대한 대화에서는 벙어리가 된다. 하지만 이런 것들을 조금이나마 극복하기 위해 현지 드라마나 가수들을 알고 있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 같다.
두 번째 경우가 문제인데, 저 상황을 극복하는 방법은 얼굴에 철판을 깔고 대화 마지막에 "나는 이렇게 이해했는데 내가 잘 이해한 거 맞아?"라고 물어보거나, 저 때 느낀 소외감을 공부 에너지로 승화시키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이처럼 외국인이 현지인들 사이에서 언어를 배우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요소들이 너무 많다.
하지만 저것들을 극복할 자신감과 용기만 있다면 언어가 급속도로 늘 수 있는 기회인 것에는 틀림없다.
다른 친구들은 다 웃는데 나만 이해를 못 해서 멋쩍은 미소를 짓으며, '지금 이 대화에 내가 어떻게 껴야 하지'라는 고민을 1초에 백번씩 하지만
'내가 꿈꾸던 게 이런 생활이었잖아'라고 혼자 되뇌면서
나는 또 내일의 스페인어 선생님을 찾으러 간다.
'질문을 하는 사람은 잠깐 바보가 되지만, 질문을 하지 않는 자는 평생 바보로 남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