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언테임드: Untamed>
미국의 대표적인 세계문화유산이기도 한 요세미티 국립공원에서 벌어지는 의문의 죽음.
그리고 그 죽음의 비밀을 파헤치려는 연방수사요원 터너.
처음에는 셜록홈즈의 추리물인것 같다가 연쇄살인사건의 스릴러물이다가 영화속 등장인물들의 반전의 반전의 비밀까지.
드라마가 흥행할만한 요소들이 질서정연하게 배치되어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이면서 6부작밖에 되지 않아 지루할 틈없이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점에서 볼만한 영화다. (참고로 스포 없음)
주인공 터너.
어디서 많이 본듯한 얼굴이다 했는데, 영화 <트로이>의 헥토르. 에릭 바나였다.
왠지 모르겠지만 <비밀의 숲>의 장시목 검사 (조승우)가 겹쳐진다.
상처와 비밀을 가지고 있지만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그러나 수사에 관해서는 철저하고 이성적인.
안정된 연기로 극을 잘 이끌어간다.
이 드라마의 제목은 <언테임드>다.
'길들여지지않은'으로 해석되지만, 영영사전상 의미는 'wild and not controlled by people'이다.
사람에 의해 통제되지 않는 야생의 공간, 사건이 벌어지는 요세미티를 적확하게 표현한 제목인 듯하다.
게다가 요세미티는 오래전부터 살던 원주민의 언어로는 '살인자'를 뜻하는 말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거대한 숲은 그 자체로 스릴과 서스펜스를 제공한다.
요세미티국립공원 안에는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살고 있다.
8천년전부터 살아왔다는 원주민.
과거 금광이 발견되면서 이주한 백인들.
그리고 국립공원 관리자들과 관광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히피, 마약중독자, 그 밖의 사회부적응자들이 숲 속에 숨어들어와 살고 있다.
원주민들도 히피나 마약중독자들도 각자의 바운더리 안에서 나름의 규칙을 가지고 공생하고 있다.
숲속 야생동물처럼, 수천년의 수령을 가진 나무처럼, 억겁의 세월을 지킨 암석처럼 자기만의 영역을 지키고 있다.
하지만 야생의 숲은 사람에 의해 통제될 수 없다.
하나의 죽음이 연쇄적인 죽음을 불러일으키고 통제된 듯 길들여진듯했던 그들은 요세미티 숲 속에서 균열을 일으킨다.
야생동물관리자 셰인 맥과이어는 전염병에 걸린 야생동물들을 가차없이 죽인다.
더 많은 야생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합법적으로 생명을 제어한다.
야생에서 유일하게 인간으로서 제어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터너와 대척점에 서있는 인물.
왜 작가는 터너와 대립하는 인물의 직업을 굳이 '야생동물 관리자'로 했을까.
쥬라기공원의 그 아저씨. 샘 닐은 극의 후반부 반전의 반전의 반전을 담당한다.
하지만 왠지 마지막에 막장으로 가는 느낌은 왜지?
너무 급진적으로 충격적 결말을 만든 느낌.
한편으론 영화를 다보고 나면 죄를 저지른 사람은 아무도 처벌받지 않는다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응징만아 있을뿐.
주인공의 직업은 범죄를 수사하고 범인을 밝혀내 법이 정한 죗값을 받게 하는 연방수사요원인데말이다.
언테임드.
그렇다. 요세미티, 이 곳 야생은 사람이 통제할 수 없다.
야생의 방식대로 진행된다.
아들의 환영과 함께 요세미티를 벗어나지 못했던 터너.
하지만 모든 사건이 끝나고 그는 숲을 떠난다.
왜?
수사로 밝혀진 사실은 본인만 알고 있다.
그 많은 죽음의 비밀은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다.
이러고 떠난다고?
5부까지 잘 만들어놓고 마지막에 급하게 정리한 느낌.
그래도 간만에 몰입해서 볼 수 있는 시리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