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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키바 문정엽 Oct 01. 2018

경영의 범위에 경계는 없다

우리의 사업은 무엇인가? 무엇이 될 것인가?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

우리의 사업은 무엇인가? 무엇이 될 것인가?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
What our business is, will be, and should be?
 (피터 드러커)


경영의 범위란?

경영의 범위라는 주제는 다소 생소할 것이다. 업무의 범위라고 해도 좋다. 경영자가 의사결정을 내릴 때 고려해야 하는 정보와 지식의 범위를 뜻한다. 다른 말로 하면 경영자의 시야에 관한 것을 말한다.

경영자가 의사결정을 할 때 어느 정도로 넓은 시야를 가져야 하는가? 왜 이것이 중요할까?

오늘날의 Amazon을 만든 제프 베조스는 1994년의 어느 시점에 헤지 편드 부사장에서 벤처기업의 창업자로 변신했다. 인터넷이라고 하는 새로운 경제의 도래를  예견했으며, 지금 인터넷 사업을 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급박한 기회를 인지했다.

알리바바의 마윈은 영어 교사에서 인터넷 전자상거래 기업을 개척한 경영자로 변신했다. 그가   사업을 결심한 계기도 제프 베조스와 다르지 않다.
우리나라 유통시장은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으며 현재도 이 변화는 진행되고 있다. 유통경로의 관점에서 변화를 생각해 보자.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오프라인에 육박했으며, 온라인 내부에서도 모바일 쇼핑에 의한 구매액은 이미 인터넷을 통한 구매액을 넘어섰다.
십여 년 전까지 필자가 사는 1기 신도시 아파트 단지에서는 동네 슈퍼마켓이 오랜 기간 영업을 하고  있었다. 이 슈퍼마켓은 지금 대형 편의점으로 변했고, 나름대로 영업을 잘 하고 있다. 슈퍼마켓의 침체는 오래전부터 예측할 수 있었던 일이다. 아파트 단지가 있는 앞 대로에 홈 플러스, 롯데마트가 등장하면서 대형유통센터의 경쟁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작은 가게에도 유통환경의 변화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슈퍼마켓 사장이 의식을 하든 안 하든 환경변화는 글로벌을 무대로 벌어진다.  

이 사례들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경영의 범위는 경영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범위에 따른 경계를 기준으로 경영자는 사업의 범위를 생각하고,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영의사결정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영자는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경영의 범위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따져 볼 수 있어야 한다. 범위는 선험적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환경의 변화에 따라, 경영자의 비전에 따라 범위가 정해진다.

피터 드러커는 이러한 경영자의 오해를 날카롭게 지적하고, 범위에 대한 경영자의 올바른 이해를 조언했다. 이를 바탕으로 무엇이 올바른 생각인가를 살펴보겠다.


경영의 범위에 대한 오해

다음 명제들은 대표적인 오해들이다. 많은 경영자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

경영의 범위는 자본관계에 의해 규정된다

경영의 범위는 국경에 의해 제약을 받는다

경영의 세계는 조직 내부에 있다


첫 번째 오해는 자본이 범위를 규정한다는 생각은 대표적인 오해다.

기업은 자본을 원천으로 사업을 한다. 자연히 자본의 힘(주주의 권한)이 미치는 범위를 경영의 범위로 생각하는 것은 일견 자연스럽다. 그런데 경영이란 자원과 활동을 결합해서 특정한 결과를 얻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경영은 자신의 권한이 미치지 못하는 영역에서도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 즉, 기업은 자신의 권한이 절대적으로 미치지 않는 범위-구매자, 공급자, 서비스 파트너, 지역사회 등-에서 기업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관계를 맺어야 한다. 따라서 이러한 범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경영자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두 번째 오해는 다소 심각하다. 경영의 지리적 범위에 대한 오해인데, 앞선 사례에서 살펴본 것처럼 특정 지역에서만 사업활동을 한다고 해도 기업활동은 필연적으로 외부의 영향을 받는다. 시장이 통합되고 정보의 확산이 국경을 넘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글로벌한 경제통합 이전에 지리적 범위가 어느 정도 존재했었다. 정부 정책도 국민경제를 보호하는 방식으로 작용했고, 시장을 보호하는 여러 정책들이 기업을 보호했다. 이제 이러한 보호정책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따라서 경영의 범위는 전 세계로 확대되고 있다.

당신이 참여하는 산업과 기업은 어떠한가? 경영자로서 당신이 고려하는 시장, 산업, 기술의 변화는 국가에 국한되어 있는가? 아니면 전 세계를 고려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는가?


세 번째 오해는 경영자의 활동과 연관된 뿌리 깊은 오해이다. 조직 내부를 보면 경영자는 내부 일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회의, 면담 등으로 경영자의 시간표는 빼곡하게 채워져 있다. 사정이 이러하니 경영자는 내부 사안을 처리하는 것을 경영자의 일로 착각한다. 조직 내에는 끊임없이 문제가 생기고 권한을 가진 경영자가 결정할 것은 많다. 그러나 드러커는 “조직 내부에는 오직 비용만 있다”라고 말하면서 이러한 경영자의 착각을 경고했다. 경영자가 아무리 탁월하게 일을 한다고 해도 조직 내부에는 어떠한 결과도 없다.                     

참신한 경영이론을 제시하는 것으로 유명한 헨리 민츠버그는 1973년 자신의 박사 학위  논문을 통해 조직 내부의 일에 파묻힌 경영자의 일상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관리자의 직무 The Manager’s  Job>.
 HBR: Henry Mintzberg 헨리 민츠버그의 MIT 슬로안  경영대학원 박사 논문, 5명의 리더를 추적한 경험
: 비영리병원, 학교 시스템, 컨설팅회사, 시계 왕, 방위산업체 CEO 등 5명을 5주 동안 관찰함
결론) 모두가 똑같은 일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회의 참석), 수행하는 일의 절반은 9분을 넘기지 못하고, 1 시간 이상 걸린 일은 10퍼센트에 불과. 가장 오랫동안 일하는 경우는 한 시간짜리 회의. 대부분 급한 불을 끄거나 토론을 중재하는 일. 동료들과 만나 대화하는 경우의  90퍼센트 이상은 즉흥적인 것. CEO의 일상 활동은 1세기 전 CEO들과 다르지 않았고, 대부분의 정보는 대화를 통해 얻었다.
- CEO의 일은 회의로 이루어져 있다. 100년  전과 다르지 않다. 회의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비전을 전달한다.
: CEO는 연성 정보를 얻기 위해 회의를 필요로 함. 정보통신기술에도 불구하고 보고서로 이런 정보를 대체할 수 없음.
: CEO의 결정을 직원들에게 제대로 전달하기도 어렵다. 메시지 혼선과 왜곡이 불가피.

의미 있는 것은 오직 외부이다. 외부에서 기업(경영자)은 고객을 만나고, 고객과 소통하고, 고객이 상품을 구매하도록 한다. 또한 고객은 기업 내부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기업이 얼마나 거대한지, 얼마나 상품을 판매하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일하는지는 고객에게는 전혀 무관한 사안이다..

경영자가 경영을 생각하는 세계는 내부가 아니라 외부이다. 내부는 외부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는 세계일 뿐이다.  


경영의 범위에 대한 올바른 입장

경영의 범위에 대한 가장 올바른 생각은 다음과 같다.

경영의 범위는 조직의 외부에서 정한다


경영의 목표는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는 올바른 일을 제대로 하는 것이다. 즉, 경영은 목표 설정-실행- 결과- 피드백과 개선의 사이클을 지속적으로 수행하는 것이다. 이러한 각 단계의 활동이 제대로 되고 있는가는 효과성, 즉 목표 달성 여부에 달려 있다. 목표 달성은 어디에서 확인될까?  그 무대는 조직의 외부에 있다.

어디까지를 외부로 볼 것인가는 기업이 참여하는 산업과 사업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그런데 신경제가 이끄는 현재의 발전 추세는 점점 더 경영의 범위가 확장되도록 만들고 있다. 또한 기업이 성장함에 따라서 경영의 범위는 넓어진다. 범위의 확장은 경쟁의 무대를 넓히게 되고  기업에게 새로운 도전과 역량을 요구한다.


경영자는 경영의 범위를 올바로 인식해야 하고, 동시에 이 범위를 지속적으로 넓혀야 한다. 지속적인 성장과 존속을 목표로 하는 기업이라면 이것은 조직이 추구하는 본질적 사명이다.

당신이 생각하는 경영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늘 점검하고 시야를 넓히도록 항상 노력해야 한다.


<Action Point>

경영자로서 나는 시간의 대부분을 어디에 사용하고 있는가? 내가 사용하는 시간을 통해 생산하는 가치는 어느 정도인가?

기업 전체가 생각하는 경영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지역-산업-기술의 측면에서 기업이 참여하고 있는 범위와 영향을 받는 범위를 구분해 보자.

어떻게 하면 지속적으로 경영의 범위를 넓히고, 필요한 지식과 역량을 갖출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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