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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와 May 20. 2020

언제 즈음 내가 쓴 글이 부끄럽지 않을까...

‘한 권으로 끝내는 OJT’가 나올 수 있었던 것은 느리긴 해도 브런치에 꾸준히 글을 올려 원고를 쌓았기 때문이다. (이 측면에서 브런치에, 다음카카오에 고마운 마음이 있다.)


브런치에 글을 올릴 수 있었던 이유는 2015년에 ‘미생을 위한 업무 가이드’라는 주제로 강의한 컨텐츠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 컨텐츠의 시초는 강의할 때 했던 말들을 모두 적은 raw data였다. 실제 강의한 것을 녹화한 후 여러 번 들어가며 raw data로 남겼기 때문에 이 때 함께 고생한 팀원 분들이 있었다. (이 분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이 있다.)


그런데 아무래도 말로 편하게 강의할 땐 가끔 속어도 사용하고 동어 반복도 하고 안 좋은 말 습관도 있었기 때문에 raw data를 원고로 사용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raw data를 책으로 낼 수 있도록 문어체로 바꾸고 비문을 고치는 활동을 했다. 이게 장난 아니게 시간이 많이 필요했고 노력이 필요했다. 독자가 읽기 편하게 내용을 구조화해야 하고 그 안에서 무엇인가 통찰력 있는 핵심도 전달해야 하는데 이를 담아내는 나의 한글 그릇이 너무 작았기 때문이다. 나름 컨설팅 프로젝트를 오래 했고 독서량이 많은 편이었는데도 어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번 뜯어고쳤으니, 나 혼자만 고친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함께 읽으며 고쳤으니 ‘이제 그만하면 됐다’는 마음으로 책을 냈다. 여기에 주변 지인들의 용기를 복돋워 주는 말들도 역할을 했다.


여러번 수정한 원고 파일들


그런데… 지금 예전 글들을 다시 읽어보면 부끄럽다. 내용도, 표현도, 구성도 고치고 싶은 것들이 계속 보인다. 출간의뢰를 한 출판사들로부터 하나같이 거절당하거나 씹히기 일수였던 것 또한 너무나 당연한 것이리라. 트렌드에 부합하지도 않고 재미도 없는데 글도 어색했으니까.

출간의뢰 했던 출판사들


 그래서 고민 끝에 부족했던 과거를 부인하지 않고 솔직히 인정하기로 했다. 어쩌겠는가, 당시 내 실력이 거기까지였는데. 이미 출간된 노란책은 어쩔 수 없이 나의 쪽팔림을 앉고 다닐 수 밖에 없다. 어쩌겠는가, 그것 또한 초판의 운명인 것을.


앞으론 어떻게 하냐고? 브런치에서만이라도 다시 읽어보고 아주 조금씩 조금씩 수정하기로 했다. 그래야 OJT 2판 인쇄시 덜 창피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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