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ck in(이후 락인) 전략은 고객이 우리 회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한 후 다른 곳으로 가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쉬운 예로 회사 근처 커피숍에 가면 스탬프카드에 도장을 찍어주는 것도 일종의 락인 전략이다. 심리적으로 더 오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려고 도장을 2개 찍어주기도 한다. 이 안에서도 도장을 미리 찍어둔 스탬프카드를 고객에게 주는 것과 커피숍 주인이 특별 손님으로 대우하면서 그 자리에서 2개를 찍은 후 주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흠... 옆으로 샜다. 하여튼 B2B든 B2C든 많은 회사가 고객을 붙들어두고 싶어한다. 오죽하면 큰 돈을 들여 'Customer Retention project'를 할까. 지금부터 말하려는 건 장기적으로 고객을 지치게 하는 락인 전략이다.
습관을 길들이게 하는 C App(이후 앱)이 있다. 취지도 좋다. 사람들이 좋은 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앱이다. 방법도 좋다. 돈을 걸고 습관 미션을 성공하면 원금 회수 및 추가 상금을 받을 수 있다. 간단히 설명하면 앱 사용자 10명이 1만원씩 걸고 아침 6시에 일어나기로 약속을 했다. 2주 후 9명이 성공하고 1명이 실패했다. 그러면 실패한 1명의 1만원을 나머지 성공한 9명이 나눠 갖는 구조다. 근데 실패했다고 1만원을 다 뺏기면 기분이 상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실패자는 미션을 몇 프로 이상 성공했는냐에 따라 뺏기는 금액이 달라진다. 그래서 성공자들은 생각보다 상금이 크지 않다. 아니 정말 작다. 2주간 아침에 일찍 일어나 스마트폰을 켜고 인증 사진을 찍은 뒤 앱에 업로드하느라 신경 쓰고 시간도 쓰는데 상금은 보잘 것 없다. 1만원 정도 돈을 걸고 2주동안 열심히 미션을 수행해도 상금은 약 100원 밖에 안된다.
문제는 상금을 출금하려면 3천원 이상부터, 최소 3천원 단위로만 출금이 가능하다는 것. 언제 3천원을 적립한단 말인가? 30만원을 걸고 한 번만 성공하면 3천원이 되지 않냐고? 나만 그런 것이 아니고 다수의 사람들(적어도 내 주변)은 이런 앱에 30만원을 예치하고 사용하지 않는다. 보통 1만원에서 3만원 정도 예치하고 이용한다.
<2125원이 부족한 상금>
C App은 3천원 단위의 출금 덕분에 고객 락인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아직 3천원에 못 미치는 누적 상금 때문에 기분만 상하게 된다.
So what?
고객이 제품이나 서비스의 우수성 또는 선하고 좋은 브랜드 때문에 우리를 선택하게 해야지, 우리 걸 더 열심히 이용해야지만 혜택을 가져갈 수 있다고 하면, 나 같은 사람과의 관계는 오래 가기 어렵다.
<+ 글 올리기 전에 추가>
앱을 삭제하려고 한 번 둘러보다가 새로운 기능을 발견했다. 모아놓은 누적 상금을 이용해 '뽑기'를 할 수 있다. 뽑기의 종류에 따라 소진되는 포인트는 다르다. 커피는 50포인트, 2만원 상품권은 100포인트. 당첨확률은 게임 회사의 아이템 강화 성공률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참...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