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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와 Aug 13. 2023

나는 무엇을 메모하는가

구슬글방 공동집필 원고

<거인들의 메모 시리즈 중 2편>

1. 나는 왜 메모하는가

2. 나는 무엇을 메모하는가

3. 나는 어떻게 메모하는가


내가 하는 메모는 크게 잊어도 되는 가벼운 메모와 중장기적으로 의미 있는 메모로 나눌 수 있다. 


우선 가벼운 메모는 나의 부족한 단기 기억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펜과 종이만 있으면 된다. 보통 슈퍼마켓에 가서 사올 식음료, 잊지 말고 해야 할 심부름 등이다. 지난 달에 엄마 심부름 한 것을 기억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의미 있는 메모는 좀 더 체계적으로 분류할 수 있다. 공교롭게도 아침 메모, 낮 메모, 저녁 메모로 시간과 정렬이 된다. 


아침 메모는 그 날 할 일들을 메모한다. 보통 출근 시간보다 30분 정도 일찍 회사에 도착해 그 날 할 일들을 종이에 적는다. 여기서도 다시 또 2개로 나누는데 그건 회사 관련 업무와 개인적으로 처리해야 할 일들이다. 그 전날 했던 일을 다시 적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그건 전날 일을 마무리 못한 경우도 있고 우선순위가 뒤에 있어서 못한 경우도 있고 게을러서 미뤄둔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침이 되면 다시 그날 할 일들을 메모한다. 그리고 일을 마무리 할 때마다 하나씩 줄을 긋는다. 


낮 메모는 대부분 팀이나 고객과의 미팅 또는 인터뷰로 되어 있다. 사회 초년생일 때는 사람들이 얘기한 것을 토씨 하나 빠트리지 않고 다 메모를 했다. 그래서 더 분류하면서 메모할 것들을 추려낼 필요가 없었다. 지금은 필요한 것들, 기억해야 할 것들만 메모를 한다. 나중에 놓치지 말고 해야 할 일들이나 중요한 메시지들을 메모한다. 특히 여러 사람의 업무를 관리할 땐, ‘A는 이번주까지 새로운 기능을 구현하기로 함, J는 마감된 원고를 바탕으로 언제까지 책을 신청해야 함’과 같이 누가 무슨 일을 하기로 했는지를 메모한다. 내가 무슨 일을 해야할지도 잊는 판에 다른 사람의 일을 기억하는 건 정말 쉽지 않아서 낮 메모는 제 때 일을 하기 위해 정말 중요하다. 


저녁 메모는 영구 보관(Archive) 메모라고 봐야 한다. 나만 생각했을 때 더 의미 있는 삶을 살기 위한 ‘지혜’, 더 행복하게 살기 위한 ‘가족’, 일 또는 돈 버는 것과 관련된 ‘아이디어’, 책을 쓰거나 강의할 때 활용할 ‘이야기’, 그 외의 것들은 시기별 또는 상황별로 자주 바뀐다. 예를 들어 코로나 전엔 ‘인도네시아의 헬스케어’ 관련 메모가 많았는데 최근엔 ‘AI’ 관련 메모를 많이 한다. ‘지혜’는 다시 보면 부끄러워질 때가 많고 ‘가족’은 전화라도 한 통 더 하게 되며 ‘아이디어’는 자꾸 더 새로운 생각이 떠오르게 한다. 실제 가장 자주 들춰보며 써먹는 것은 ‘이야기’ 메모. 


메모를 더 MECE하게 분류하고 관리하고 싶긴 한데, 다른 한 편으론 메모보단 좋은 것을 계속 연습하고 실행하여 몸에 익히는 것이 나은 것 같다. 


<메모 시리즈 1편, 나는 왜 메모하는가>

https://brunch.co.kr/@seigniter/458

<메모 시리즈 3편, 나는 어떻게 메모하는가>

https://brunch.co.kr/@seigniter/462


- 작가와 공동집필 - 

https://www.jakkawa.com/co-wri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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