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이 하루에 돈을 얼마나 쓰는지 기록을 해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가계부까진 아니지만 식사비, 대중교통 이용비 등 돈을 쓸 때의 금액을 적고 매일매일 종합한 금액을 별도로 적는 것이다.
발생주의 원칙의 의거하여 가끔 쓰는 돈도 지출한 날을 기준으로 쓰기로 했다. 예를 들면 이발비용이 한 달에 한 번 쓰는데 3만원이 든다고 하면, 이걸 감가상각(?)하여 하루에 천 원씩 나눠 쓰지 않는 것이다.
그랬더니, 아주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날 지출한 금액인데도 불구하고 까먹는 것도 있고, 점심 값으로 얼마를 냈는지 기억하는 것도 곰곰이 생각을 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이보다 더 놀라운 사실은 지하철이나 버스의 승차 비용이 정확하게 얼마인지 모른다는 것이다. 대략 천 몇 백원 하겠지~ 하고 어림짐작으로 생각할 뿐 정확한 금액은 인터넷으로 찾아봐야했다. 2008년의 ‘버스비 70원 하나?’까지는 아니어도 나름 충격이었다.
기록과 정확함 또는 적확함이란 특징은 상호 인력(引力)이 작용하는 것 같다. 그리고 예전에 디테일을 잘 챙기는 것이 여러모로 강점이고 장점이라고 글을 쓴 적이 있다. 고로 뭔가 기록하는 것, 조금 더 넓혀 글을 쓰는 것은 분명히 디테일을 잘 챙기는 힘을 길러주기 때문에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 있다.
이전 글에선 꼼꼼함(디테일)을 잘 키우는 방법에 대해 모르겠다고 했었는데, 이제 한 가지 방법을 알았다. 기록하는 것, 글을 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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