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와 공동집필
<진심으로 존중하기>
B대학교 병원에서 팀워크, 팀빌딩 등에 대해 논의를 할 때였다. 세부 주제는 ‘성과 평가와 공정성’. 토론을 위한 주제는 다음과 같다.
------------------------------------------
‘가나다 주식회사’의 ‘가나다 팀’에 팀장과 팀원들이 있는데 팀원들의 성과에 차이가 있다. 사람 사는 세상에 당연한 것이다. 문제는 저 성과자로 인해 팀장을 포함한 다른 팀원들이 모두 피해를 보고 있었다. 1년에 한 두 번이 아니라 매주, 매번 반복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팀장은 저 성과자와 협업을 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그에게 문서 복사와 같은 허드렛 일만 요청하기로 했다. 대신 다른 팀원들은 원래 저 성과자가 해야할 일을 맡았기 때문에 추가 수당 없이 야근과 주말 근무 등을 하면서 1년을 보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연말이 되었고, 가나다 주식회사의 실적이 좋아 가나다 팀에도 팀 성과급이 지급되었다. 성과급을 나누는 것은 팀장의 권한. 당신(B대학교 직원)이 팀장이라면 성과급을 어떻게 나누겠는가?
------------------------------------------
많은 분들이 저 성과자는 다른 팀원에게 피해를 줬고, 일도 못하고, 야근도 안 하니 성과급은 적게 주거나 주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이 때 참석자 중에 한 분이 다른 조원 분들에게 이렇게 말을 했다.
‘저 성과자가 너라면 어떡할래? 그게 너가 아니란 확신은 있니?’
이 이야기가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그 후 나도 어디선가, 어느 영역에선 매우 부족한 사람일 수밖에 없단 생각이 들었다. 근데 이 생각이 웬만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분야에도 적용되었다. 분명 세상엔 내가 잘한다고 생각한 분야에서 더 뛰어난 분들도 많다. 내가 못하는 분야에선 말할 것도 없다. 근데 예전의 나는 ‘업무’라는 한 가지 척도만을 가지고 사람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니 주변에 나를 좋아하는 사람보단 싫어하는 사람이 많았고, 그걸 알면서도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을 ‘일 못하는 사람’으로 일축하며 개의치 않았다. 얼마나 속이 좁고 편견에 사로 잡혔던 것인지… 쯧쯧… 지금 생각해도 부끄럽다.
하여튼 B대학교 병원에서 강의를 하다가 역으로 깨달음을 얻은 것이다. 그리고 바로 생각을 고쳐 먹었다. 모든 사람들은 각자 잘 하는 분야가 있고 내가 함부로 재단할 수도 없으며 나도 부족한 것이 많이 있다고. 생각을 고쳐 먹으니 말이 달라졌다. 아마 표정도 달라졌을 것이다. 거울을 보며 대화를 하진 않으니 확인할 길은 없다. 게다가 예전의 내 표정은 확인할 방법도 없다.
이게 생각을 No인데 말만 Yes라고 하는 것과 생각 자체를 Yes로 떠올리며 말을 하는 것은 분명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암튼 그러다보니 주변에 좋은 분들을 더 많이 만날 수 있게 된 것 같다.
- 작가와 공동집필에 업로드한 글을 옮겨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