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 만렙 1인의 친구관계 분석기
인간관계는 저마다의 생로병사 운명이 있어서 절친한 관계였다가 도중에 별다른 일이 없었음에도 자연 소멸하거나 서먹해질 수가 있다.
이때 자연스럽게 흘려보내고, 애매한 채로 놔둘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나도 예전에는 왜 이렇게 멀어졌을까 자꾸 분석하고 시시비비를 가리거나 그 관계의 끈을 다시 이어보려고 애썼는데, 돌이켜보면 그것은 나나 상대를 위하는 일이 전혀 아니었다.
단지 그 관계에서 내가 부족하거나 나쁜 사람이 아님을, 나는 인간관계를 유지하지 못하는 사람이 아님을 입증하고 싶었던 것뿐이었다.
어정쩡한 인간관계로 걸쳐놓는 것이 내가 나쁜 사람이 되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하고, 내가 그 관계로 불편하다 해도 그 이상으로 상대를 직접적으로 화나게 하거나 상처 입히는 것을 두려워한 것이다.
- 임경선의 <태도에 관하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