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자람이 Feb 10. 2021

야채할머니 복 얹어주기


한바탕 몸 기운 일으킬라면

오늘 생일인 이 아그들을 데불고 가야제

얼마나 싱싱한지 날 저물어도 생생하고 꿋꿋한 대파 좀 봐

소식 전할 데 있어 금방 날아갈 기세잖어

옹골차고 여무진 꿈따라

어찌나 실하게 여물었는지

덩달아 내 꿈도 옴팡지게 커져부렀네

내가 하우스에서 키워 생일노래 부름시롱 오늘 듬뿍 캐 왔단게


이 아그들도 좀 봐주소

태양 머금은 물광나는 얼굴에

빼어난 풋거리 기운 뒤뻗치잖어

구질구질한 거는 하나 없잖어

핏기 돋아  복기운 넘치잖어


사는 거 별거있나? 잘 묵고 건강하면 복이제

양파값이 금값이네만

저 곱상이들 더 얹어 줄테니 싸게싸게 받아가소

이 야채들을 달착지근하게 청국장에 넣어서

무생채 김치하고 같이 푹푹 떠먹어 봐

뼛속까지 불기운 솟는다니깐

질척하고 뭉근한 향내가

보글보글 복을 부른다니깐


야채할머니 터지고 갈라진 손괭이 굳은 손끝으로

구슬땀 서린 웃음 얹어

복덩이 채소들 안겨 주셨다



                  사진 :pixabay,자람이

설날, 맛있는 음식 많이 드시고

행복한 시간 보내셔요~~

매거진의 이전글 흰눈처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