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에 올 초에 2,000이 넘었던 우리나라 코스피 지수는 1,400까지 내려갔다. 부동산 규제 그리고 풍부한 유동성과 낮은 금리에 2030을 비롯해 많은 직장인들이 주식을 샀고, 단 며칠 만에 코스피 1,400의 지수는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왔다. 이때 주변에서 주식 이야기가 들리기 시작했다.
소문의 맨 끝, 먹이사슬의 끝인 나에게 까지 이 소식이 들린다면 끝물.
하지만 그만큼 많이 한다는 이야기 이기도 했다.
이때 나는 중국펀드를 가입했다. 주식을 한 번도 해보지 않았기에 기존에 하던 펀드, 그리고 떨어진 중국증시가 다시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저점이라고 생각한 중국증시는 그 뒤 며칠간 더 떨어졌지만 말이다.
시드머니가 없던 나도 주식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남편으로부터 대출받은 1000만 원을 달라고 해 시드머니를 만들었다. 그런데 1,400이던 증시가 2,000이 넘어서면서 다시 떨어지면 어쩌지 라는 불안감과 이미 원상회복된 주식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아무것도 모르니 확신이 없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리고 이미 주식에 관심을 가질 때쯤 너도나도 주식하는 장이었기에 후발주자로서의 불안감도 당연했다.
부동산에 후발주자로 추세를 따라잡지 못해 놓친 집 생각에 주식만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번득 들었다.
주식을 할까 말까 하기 전에 계좌부터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생각이 행동으로 가기까지 몇 개월이 걸렸다. 증권사를 가서 만드는 것이 너무 귀찮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주식계좌도 온라인으로 만들 수 있다는 동료의 말에 한 증권사를 골라 앱을 깔았다. 몇 번 시도하다가 포기하고 그렇게 며칠이 지나 퇴근하는 지하철에서 다시 도전했다. 계좌 개설까지 1시간이 넘게 걸렸다.
주식을 사고파는 것을 해 본 적이 없는 나는 때마침 여름휴가에 맞춰 처음으로 매수라는 것을 해봤다. 종목에 대한 고민도 없었다. 기사를 보니 매출 영업 이익을 대박 친 기업의 기사를 보고 해당 주식을 사야겠다고 생각했다. 나와 같은 개미들의 생각도 역시 비슷했다. 빨간불이 반짝반짝하면서 상한가를 달리고 있었다.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라는 말도 있다고 했는데, 이 당시 알지는 못했다.
공부보다 행동이 빠른 나는 타이밍도 고점도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샀다. 당연히 버튼 누르는 것도 몰라 몇백 원 더 싸게 살 수 있었던 것을 헤매다가 더 비싸게 매수했다.
로또 당첨을 바라기 전에 로또를 사야 한다는 실천의 말을 되새기며 말이다.
시작하기까지 시간이 길었지만 막상 행동하면 나는 누구보다 실천력이 빠르다. 행동하면서 배우고 계획한다. 행동이 빠르니 주식 용어도 공부도 매수를 해 놓고 했다. 실제로 놀이기구를 타지 않고 롤러코스트 타는 기분을 평소에 느끼고 싶다면 주식을 하라는 말도 있다. 내가 산 주식이 내려갈 때 아이들에게 짜증 내는 것보다 속 편하게 이자 조금 더 주는 안전한 예금 상품을 찾으라는 강사의 이야기가 자주 생각난다.
처음이라 서툴고 공부가 부족하니 조바심도 최대 적이다. 하지만 큰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면 여윳돈으로 공부하고 주식을 구입하는 것도 괜찮다고 본다. 일확천금의 욕심이 아니라면 말이다. 앞으로 은행에 돈을 맡길 때 제로 금리를 넘어 수수료를 내고 맡겨야 할 수도 있다고 하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