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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짜리짜리 Feb 14. 2022

누군가에게 힘이 된다는 것


대부분의 사람들은 물질적인 것만을 도움으로 생각한다. 40 넘게 살아온 나도 며칠 전까지 그렇게 생각했다. 예를 들어 금전적인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돈을 주거나 빌려줄 수 없는 사람은 별다른 도움이 안 된다고 손 내미는 것을 단념한다. 물론 이 사람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돈이 맞다. 하지만 꼭 돈을 주어야만 도움을 주는 것 일 까는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직접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더라도 옆에서 이야기를 들어준다든지,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심리적 지원을 한다든지 알지 못하는 정보를 준다든지 등 방법은 여러 가지일 수 있다. 벼랑 끝에 선 어려움에 처해 있는 사람에게는 작은 도움도 큰 희망의 씨앗이 될 수 있다.


안부 인사, 말 한마디가 힘이 되고 인생을 다시 시작할 수 있게 하는 마중물이 될 수 있는데, 우리는 그리고 나는 ‘줄게 없다’로 마음을 쉽게 닫는다.  A만 있는 것이 아니라 A’, A’’,B,C,D….를 생각할 수 있다.


물론 돈이 필요한 사람은 돈만을 원할 수 있고 그게 직접적인 도움이다. 하지만 직접적인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손을 거두면 시간이 흘러 일상에 파묻혀 어느 날 문득 관계가 단절된 것을 깨닫게 된다.


우리는 때로 누군가에게 힘을 줄 수 없는 무력감에 빠지기도 하고, 내가 더 성장해서 도와야지 하고 미루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것이 완벽하게 갖춰지는 때란 없는 것 같다. 재테크나 사람 관계에서도 그렇다. 집을 살 때도 돈을 모아 사야지 하지만 물가는 오르고 집값은 내가 부담 없이 구매할 정도로 쌌던 적도 없었고 내가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었던 좋았던 시기도 따로 없었다. 사람 간의 도움도 마찬가지이다. 나중에 꼭 도와야지 하지만 결국 나중은 없고 계속 다음만 있을 뿐이다. 가족 간 따뜻한 감정의 말을 건네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정현종의 방문객이라는 시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가족 그리고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사람과 촘촘하게 맺어진 일상에서 놓치고 있는 것은 없는지 틈을 찾아봐야겠다.


 간혹 폭우나 안개, 눈 같은 게 자네의 앞길을 막을 때도 있겠지.
 그러면 자네에 앞서 모든 조종사들이
 그와 같은 상황을 겪었다는 사실을 생각하게.
 그리고 스스로에게 그냥 이렇게 말해.
 “다른 사람이 해냈다면 내가 해낼 가능성도 언제나 열려있는 것이다’라고 말일세.
 - 생텍쥐페리, ‘인간의 대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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