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을 공부하고 시작한 것이 아니기에 직접 해보면서 관련 책이나 경제 공부를 했다. 그런데 책을 통해 배우는 것만큼이나 경험을 통해 배우는 것이 있다. 그중 하나가 댓글이다. 댓글에 쓰인 글이나 표현으로 주식 관련 용어를 익히고, 나와 같은 개미 투자자들의 심리 온도를 읽을 수 있었다.
논리가 있는 글보다 잘 읽히는 감정 썩인 글들
주가가 오르면 관련 주식에 댓글은 난리다. ‘오래 가져가야 할 주식이다. 이만한 기업이 없다’ 등. 그런데 조금만 내리면 개잡주로 시작해 개미지옥이다 라며 또 난리다. 급등을 하면 대부분 뉴스에 의한 기대감으로 오르지만 그만한 가치를 하는 주식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반대로 급락을 해도 뚜렷한 이유가 없다. 이렇게 매일매일 몇 번씩 출렁이는 것이다. 특히 불확실성이 깊을 때는 더욱 그렇다. 전문 투자자가 아닌 경우, 오랜 경험이 없는 나 같은 경우 ‘운’을 생각하게 된다.
매도와 매수 타이밍 잡기도 마찬가지이다. 혹자는 장기투자를 이야기 하지만 누군가는 자주 사고파는 단타가 넘쳐나고 기업의 성장성에 한계가 있는 한국시장에서는 ‘글쎄~~’라고 말한다. 실시간 올라오는 댓글도 주식시장만큼이나 다양한 감정의 변동성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책이나 유튜브 방송에서 보거나 듣지 못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글로 볼 수 있어 처음 공부할 때 재미있기도 하고 내가 모르는 내용이 댓글에 있어 공부가 되기도 한다.
코로나와 미국 대선의 빅 슈가 있는 2020년이었다. 매년 세계는 그리고 다양한 이슈들이 우리나라 경제에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올해처럼 큰 이슈는 몇 년 만에 한 번씩 찾아오는 것으로 불확실성이 높았던 해였다. 오르던 주식이 많이 떨어지게 되면 매도의 유혹으로부터 우리는 자유로울 수 없다. 하루, 이틀 정도 마이너스가 되면 그래도 견디다. 며칠째 계속 마이너스로 파란색을 보이면 어떨까. 물론 매도를 해서 다시 저점에 매수를 하는 단타가 때로는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하루 종일 주식을 들여다보는 전업투자자가 아닌 경우 쉽지 않고 하루에 오르고 내리고 를 수도 없이 하는 주식을 보며 매수와 매도의 타이밍을 찾는 것은 초보자인 나에겐 여전히 어렵다. 이때 댓글을 보면 나의 감정도 정리가 된다. ‘ 내일은 오르겠죠. 장기투자로 간다. 존버다’ 등 반대로 ‘저는 이만 떠납니다. 형님들 성투하십시오. 그렇게 내가 뭐랬냐. 개개개개잡주, 탈출이다’ 등 떠나는 사람과 남는 사람의 발자취가 남아 있다.
가끔 주식을 매수한 뒤 자신이 팔았던 주식에 기웃기웃 거리는 발자취까지도 말이다. 사람 심리다. 내가 잘 팔았는지 확신을 얻고 싶은 마음 말이다.
주식이 오를 때는 댓글도 무지갯빛이다. 찬티가 넘쳐난다. 찬티는 ‘주가가 상승하길 바라면서 찬양에 가까운 낙관적인 전망만 늘어놓는 것 또는 그러한 사람을 뜻한다. 반대로 주가가 하락하길 바라면서 비관적인 전망만 늘어놓는 것을 안티(anti)라고 하는데, '찬양'과 '안티'의 합성어로 '찬티'라는 용어를 안티의 반대말로 쓴다.’고 네이버에 검색하면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이때는 이익을 보고 매수하는 익절에 대한 이야기나 아직도 꼭대기층에 있으니 주식이 더 오르기를 바라는 내용 등 비교적 댓글의 온도가 따뜻하다. 자신이 산 주식의 가격을 층수로 표현하는 것도 나는 댓글을 통해 알게 되었고 가끔 해당 층에 공기를 묻기도 한다. 가끔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대신 남겨줬구나 할 정도로 비슷한 감정의 글들로 읽으며 웃음과 위로를 받기도 한다. 결국 판단과 그 결과의 몫은 자신이라는 뼈저린 냉혹한 현실의 통장잔고가 있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오르내리는 나의 기분을 식혀주고 웃게 해주는 댓글을 보며 공부가 된다. 어느 정도 지식이 깊어지면 이 댓글도 덜 보게 되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