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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중심리에 도망간 재테크 타이밍

by 짜리짜리

모든 것은 타이밍이라고 했던가.


20대 시절엔 잘 몰랐다. 물론 그때도 타이밍이 중요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냥 지나쳤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실제로 내가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아지면서 타이밍이라는 단어에 새삼 눈길이 간다.

적절한 타이밍에 집을 팔고 사는 것, 적절한 타이밍에 이야기하는 것, 적절한 타이밍에 보고하거나 결재받는 것, 적절한 타이밍에 등장하는 것, 내가 선택할 수 없지만 좋은 타이밍에 태어나는 것까지 말이다. 이 타이밍에 따라 플러스가 마이너스가 되고 마이너스가 플러스가 된다. 선택과 타이밍의 조화가 빈부격차까지 만들어 내고 있으니 말이다.


일에서는 어떨까.


타이밍이 더욱더 중요해진다. 선택은 의사결정권자가 주도권을 쥔 경우가 많지만 타이밍은 누구에게나 넓게 영향력을 행사한다. 일의 시작에서부터 설득, 보고, 결재를 받기까지 말이다. 이 타이밍은 특히 나의 이익과 직접 연관되면 더더더더 중요해진다. 잘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의사결정을 하게 되면 한 두 번 이익을 볼 수 있지만, 매번 운이 따라 주지는 않는다. 공부하지 않고 경험이 쌓이지 않으면 적절한 타이밍 찾기는 더 어려워진다.


다수가 움직이는 시장은 어떨까.


다양한 변수가 작용하고, 특히 사람의 심리가 작용하는 곳이면 타이밍이 더 중요하지만 최적의 타이밍 잡기는 더 어렵다. 우리는 테이터로 이야기 하지만 항상 사람들의 행동이 이성적인 판단의 결과로 나왔다고 확신할 수 없다. 특히 다수가 관심을 갖고 있는 부동산, 주식 등 ‘돈’이라는 것에서는 말이다. 지인을 통해서, 직장에서, SNS에서 그리고 언론 등 뉴스를 통해서 접하는 이야기는 다수를 따르도록 나의 불안을 증폭시킨다. 군중심리가 작용하는 것이다. 나의 능력과 판단으로는 아닌 것 같지만 따르지 않으면 나만 배제될 것 같은 불안, 잘못된 결정이더라도 다수에 포함되어 있다는 안도감... 타이밍은 온데간데없다. 계속 오를 거라는 이야기에 결국 타이밍을 놓쳐 울며 겨자 먹기로 부여잡고 있는 나의 현실을 보면 말이다.


나는 최적의 타이밍까지 바라지도 않는다.

중간 정도의 성적표를 자랑하는 타이밍 정도.


이 적당한 중간 정도의 타이밍도 솔직히 나에게는 어렵다. 경험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좋은 시기였는지는 그 시기를 지나 보니 그랬다고 답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만큼 최적의 타이밍 잡기는 누구에게나 어렵다는 것이리라. 집값이 그때가 쌌는지, 주식이 쌌는지, 그 물건이 헐값이었는지 그때가 좋았는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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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눈에는 모든 게 다 가치 있어 보인다. 특히 주택으로 보면 서울의 경우 지하철이 안 가는 곳이 드무니 모두가 역세권이고 일자리와 학군으로 보면 좋은 곳들은 모두가 알고, 그래서 비싸다. 당장 내가 이곳을 구매할 여력이 안된다면 2등을 찾으라고 하는데 서울과 수도권에 안 오른 곳 찾기도 이제 어렵다. 그럼에도 앞으로 더 오를 곳을 찾아 자리 잡으면 좋다고 이야기들 하지만 나의 실력은 여전히 깜깜한 터널 안이다. 주식은 어떨까. 집값과 달리 하루에 수십 번 오르락내리락 하니 한순간의 타이밍으로 수익률이 달라진다. 타이밍이 역시 중요하지만 초보자인 나에게 더 어렵다. 급등해 빨간불을 보이던 주식이 몇 시간 뒤 파란불을 보이는 경우도 있으니 말이다.


결국 모든 일에 타이밍이다. 지금도 나는 타이밍의 중요성을 절감한다. 그럼에도 최상의 타이밍은 없는 것 같다. 결과가 좋아 최상의 타이밍이 되기도 하지만 일에서나 재테크에서 내가 느낀 것은 결국 스스로의 만족이 최상의 타이밍을 만든 다는 것이다. ‘누가 돈을 얼마 벌었더라’ ‘누가 잘 나가더라’ ‘누가 집을 샀더라’ '누가 성적이 잘 나왔더라' 등 배 아픔의 질투를 이겨내고 스스로 느끼는 만족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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