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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새해 다짐에도 쪼개기와 갱신이 필요하다.

by 짜리짜리

매번 계획을 세우고 의지를 불태우지만 항상 한 것도 아니고 안 한 것도 아닌 상태로 나와 따라다니는 다짐들이 있다.


이러한 다짐들 에는 책 읽기, 영어공부, 운동, 돈 모으기, 말을 줄이고 듣기 등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매번 뚜렷한 목표를 정하고 실천하지 않다 보니 했다 안 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10년 넘게 나를 따라다니고 있다.


나는 가장 믿지 못하는 나의 나약한 '의지’에 기대어 목표를 정했고, 이렇게 정한 목표는 습관이 된 것이 아니라 매년 나의 목표 리스트에서 떠나지 못한 채 그림자처럼 붙어 있다.


독서를 예를 들면 꾸준히 책을 읽기는 한다. 어느 정도 의지도 있다. 그런데 시간이 나면 읽고 시간이 없으면 읽지 않는 우선순위에 있지 않다. 몇 권을 읽어 보겠다 든 지, 하루에 매일 몇 시간을 읽게 다든지 말이다.


그러나 나의 동료는 남달랐다.


평소에 SNS에 글쓰기와 책 읽기를 즐겨하는 동료를 보니 하루 15페이지 책 읽기를 실천하고 있었다. 목표가 굉장히 구체적이어서 놀랐다. 머리를 한대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그냥 책 읽기를 하고 있는 나와 VS 하루 15페이지씩 책 읽기를 하고 있는 직장동료, 누가 더 실행력을 높일까. 답은 뻔했다. 그 동료 말로는 15페이지 정도 읽으면 대략 30분 정도 되고, 이는 곧 매일 30분 책 읽기를 한다는 것이다. 나의 책 읽기를 돌아봤다. 구체적인 목표가 없었다. 그냥 책 읽기만 있었다. 그 뒤 나는 직장 동료가 했던 방식대로 하루 15페이지씩 30분 이상 책 읽기로 구체적인 목표를 따라 정했다. 물론 일주일에 한두 번 몰아서 읽는 날도 있지만 아이들과 꾸준히 저녁 9시부터 실천하고 있다.


운동도 그렇다. 작년 10월부터 아침운동을 시작했다. 의지가 약하니 시스템으로 구축을 하면 좋지만 그럼에도 의지로 아침 운동을 시작했다. 운동도 매년 매번 들어가 있는 나의 다짐에 하나이지만 이 역시 루틴으로 자리 잡지 못했다. 그래서 운동의 종류만큼이나 다양한 시도를 매번 이어 오면서 어쩌다 하다 안 하다를 몇 년 반복했다. 그러다 보니 운동과 책 읽기는 나의 다짐 리스트에서 삭제되지 못했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꼭 운동을 습관이 되도록 해야겠다는 의지로 시작을 했고 매번 일어 나는 시간이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나는 주중에 평균 40분 정도 운동을 한다. 그런데 어느 날 운동을 하고 돌아온 나에게 아이들이 물었다. “엄마 몇 바퀴 돌고 왔어?”라는 것이다. 이때 나는 알았다. 나의 목표 잡기의 문제점을 말이다. 그냥 일어나 운동을 해야지 하고 시간 되는 만큼만 했던 것이다. 의지는 있었지만 목표가 없었다. 아침운동을 어떻게 한다에 목표의 쪼개기 즉 세부 목표를 더 세워야 했던 것이다. 운동을 하는 나의 모습을 본 남편도 똑같이 “몇 바퀴 뛰어?”라고 묻는 것이다. 그 뒤 나는 내가 아침에 일어나 운동을 40분 정도 하면 몇 바퀴를 도는지 세어 보았다. 그 이후 아침운동을 우리 동네 앞마당 10바퀴 돌기로 목표를 정했다. 이렇게 하면 대략 40분 정도 걸린다.


영어 공부도 마찬가지이다. 영어를 쓸 일이 거의 없지만 여행이나 간혹 업무에 사용할 기회가 있을 수 있어 손을 놓지 못하고 꾸준히 해야 하는데 시간을 내기 어렵고 해서 선택한 방법이 하루 10분으로 출, 퇴근 시간의 활용이다.


돈을 모으는 것도 매년 적금을 통해 시드 머니를 만들고 이렇게 어느 정도 모인 돈은 펀드나 ELS, 주식 등을 통해 재테크를 한다. 하지만 이 또한 뚜렷한 목표가 없었다. 집을 언제까지 사겠다는 것인지, 금융자산을 얼마까지 모아 보겠다는 것인지, 빚을 얼마나 줄여 보겠다 든 지 말이다.



"아등바등 말고 편한 대로 살아"


남편이 말한다. “편한 대로 살아, 뭐 그렇게 아등바등 살아”라고 말이다. 책은 읽고 싶을 때 읽으면 되고 운동도 하고 싶을 때 하면 되고 여건에 맞춰 살면 된다고 말이다. 물론 그렇다. 사람들 마다 가치관이 다르고 살아가는 삶의 색깔도 모두 다르니 말이다. 그런데 독서를 해본 사람, 운동을 해본 사람들은 안다. 그 맛이 있다. 건강한 신체를 통해 이뤄지는 일들, 그리고 책 읽기를 통해 넓어지고 깊어지는 생각들 말이다. 그냥 포기하고 살기에는 삶에 건강에 베이스가 되니 아쉽다. 무엇보다 회사일과 집안일로만 닻이 내려져 있던 일상에 나를 위한 일이다.


책표지


매번 다짐이 그냥 다짐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책을 보는 것도 좋지만 주변 사람들은 어떻게 실천을 하고 있는지 보고 질문하는 것도 방법이다. 나이나 성별 상관없이 주변에 생활의 고수가 많다. 내가 뒤늦게 보고 깨달은 것은 목표가 세부적이지 않을 경우 더 잘게 쪼개는 것이다. 시간도 쪼갠다. 하루 5분, 10분, 30분 이렇게 말이다. 글쓰기에서도 하루 3 줄 쓰기부터 시작해 늘려가는 것처럼 말이다.


거창하고 큰 목표로 실패와 좌절을 맛보는 것보다 작고 잘게 쪼개진 목표로 뇌에 습관 회로를 만드는 것이다. 행동이 반복되면 뇌에 회로가 만들어지고 자연스럽게 습관이 될 수 있다는 뇌과학자들의 말처럼 말이다. 어떤 계획이든 반복을 해야 성공 확률도 높다.


작년 한 해를 보내며 내가 실천했던 다짐들은 평소 자연스럽게 나의 루틴으로 자리 잡아 다짐 리스트에서 삭제되어했던 것들이다. 뒤늦게나마 독서와 운동, 저축, 영어는 루틴으로 넘기고 새로운 목표를 나는 2021년 정했다. 50살이 되기 전에 주거 안정을 하고, 매일매일 글쓰기를 통해 SNS에 주 3회 이상 글 올리기, 이를 통해 나의 이름으로 책을 내보자 이다.


앞서서 말한 대로 역시나 목표가 아직 두루뭉술하다. 더 세부적이 쪼개야 한다. 주거안정을 위해 매월, 매년 얼마를 모아 언제, 어디에 집을 사고, 노후 준비를 무엇으로 할지 말이다. 책을 내기 위해 어떻게 글 쓰기 연습을 하고 왜 내고 싶은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지 등 말이다. 막연하다. 그럼에도 매번 다짐에서 빠지지 않던 것들을 루틴으로 걷어 내고 새로운 꿈과 다짐이 2021년에는 자리했다. 꿈의 실현은 실행하고 움직이는 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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