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뒤늦게 주식을 시작했다. 너도나도 주식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다. 주식하면 집안 말아먹는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그런가 싶기도 하다. 작년 코로나로 주가가 폭락했을 때 과거 금융위기 때 교훈과 재테크 공부 초보생으로 돈을 투입하면 벌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막연하게 나는 들었다. 그런데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주식을 할 용기는 나지 않았다. 주식은 생각으로만 끝나고 결국 나는 기존에 해왔던 펀드, 중국 펀드를 샀다.
그런데 폭락했던 주식이 금세 지수를 회복하고, 나도 펀드가 아닌 내가 직접 투자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그리고 주위에는 적금이나 은행 예금 등을 빼서 주식을 하는 직원을 비롯해, 적은 금액이지만 조금조금씩 주식을 산다는 직장 동료들의 말에 ‘그럼 나도 해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뒤늦게 스마트폰으로 주식 계좌를 오픈하고 주식을 시작했다. 나의 첫 주식은 LG화학이었다.
작년 8월 뒤늦게 주식이라는 열차에 올라 탄 것이다.
그 뒤 책을 읽고 경제 뉴스를 보면서 한 종목으로 시작한 나는 주식을 가끔 사고팔며 작년 연말 기준 6 종목까지 늘었다. 초보가 종목이 너무 많다는 개인적인 생각에 줄여볼까 싶었지만 마이너스도 있고 또 언젠가 반드시 오를 주식이라는 생각에 종목 졸이기가 잘 되지 않았다. 이종목은 이런 이유로 저 종목을 저런 이유로 나름의 이유를 꿰차고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2020년 장 마감 하루 전 4개까지 줄였다. 물론 이것도 개인적으로 많다는 생각에 더 줄일 생각이었지만 두 개가 마이너스라 울며 겨자 먹기로 들고 있다. 그 두 종목도 손절하고 다른 종목을 사서 마이너스를 만회하겠다는 생각보다 언젠간 플러스가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들고 있다. 정리한 두 종목 모두 대기업 관련 주식이었지만 이런저런 뉴스에 롤러코스트를 심하게 타는 변동성에 결국 정리했다. 물론 이익을 남기는 익절이었지만 내가 눈으로 맛본 최고의 수익률에서는 팔지 못하고 반 토막 수익에서의 익절이다.
그런데 새해벽두부터 내가 판 주식이 로켓포를 쏘아 올린 것처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아~~~ 왜 내가 사면 내리고 내가 팔면 주식이 오르는 것일까. 참 신기하게도 내가 주식을 사거나 팔면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난다.
첫째, 내가 그 주식을 사면 내리고 팔면 오른다.
수익이 나면 '조금 더, 조금 더' 욕심과 오를 것 같은 기대감에 쉽게 익절을 못한다. 하루에 널 뛰기가 심한 지수를 예측하기 어렵고 그렇게 ‘조금 더’가 결국 ‘개잡주’라는 말을 남기며 판다. 그런데 애당초 욕심을 조금 줄이면 훨씬 나은 수익을 남기고 팔 수 있는데 결론은 고만고만한 수익으로 마무리한다. 물론 마이너스에 팔 때도 있다. 마이너스이든 플러스 수익이든 어쨌든 팔고 나름의 판단으로 갈아탄 주식은 다시 파란불, 그런데 내가 개잡주라고 더는 참기 힘들어 판 주식은 빨간불. 내가 판 주식에 미련을 버려야 하지만 항상 기웃거린다. 스스로 내린 나의 판단을 인정받고, 나름대로 인지부조화를 해결하기 위해. 결과는 좌절 일 때가 많다. 가끔 게시판에 ‘내가 팔았으니 오를 겁니다’라는 글을 보며 드는 생각이 '모두 나와 비슷하네' 싶다.
둘째, 코스피가 3,000을 뚫었지만 내 주식은 파란 불이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운다. 그런데 내가 가지고 있는 주식은 파란불이다. 오를 때도 있고 내릴 때도 있다는 것을 안다. 그런데 풍요 속에 빈곤이다. 그러면 나의 주식은 어느 날 온몸으로 보여준다. 자신도 살아 있음을. 평소에 파란불을 밝히다가 ‘머슨 일이고...’ 빨간불로 확 ~불타오른다. 오를 거라는 기대는 파란불로 보답하고 자포자기 상태에서는 저렇게 불타오른다. 물론 다음날 또 쭉~빠지지만.
셋째, 뉴스에서 동학 개미들의 수익률을 이야기 하지만 나의 수익률은 평균보다 항상 아래이다. 플러스와 마이너스를 통해 나의 수익률을 보면 고만고만하다. 물론 은행이자보다 높은 것으로 위로 삼는다. 지금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누가 주식을 해도 웬~만큼의 수익을 올린다는 불장에 나는 그 누가 중에 한 명과는 약간의 거리가 있는 것이다.
넷째, 내가 주식을 사면 없던 악재 뉴스가 수시로 등장한다. 주식을 하면서 경제 공부를 할 수 있어 좋은 장점과 더불어 기업의 악재 요소들이 참 다양하고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곳이구나 싶은 생각이 수시로 든다. 기업은 미래를 위한 결정이라고 말하지만 주식을 가지고 있는 주주들에게도 과연 그럴까. 진짜 기업들이 주주이익을 생각할까. 글쎄이다. 주식을 하지 않았다면 그 어떤 뉴스도 그냥 한 귀로 들어와 한 귀로 흘러 나 갔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뉴스 하나하나가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고 기업의 호재는 가뭄에 콩 나듯 나오고 악재는 사시사철 나온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섯째, 대다수 종목들이 쭉쭉 날아오를 때 내 주식은 찔금 오르거나 파란불이다. 그리고 다음날 조정받으면 쭉쭉 같이 빠진다.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주식 중 상한가를 한번 경험해보고 싶다. 하루가 멀다 하고 상한가를 치는 종목들, 시가총액이 많아 날아오르기 무거운 종목까지 날아오르는 불장이니 누구나 기대하고 희망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이런 기대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많은 종목들이 쭉쭉 오를 때 내가 가진 종목은 찔금 오른다. 물론 파란불이 아니니 이 또한 감사하다. 그런데 빠질 때는 어김없이 더 빠진다.
그래서 말한다. 오랜 기간 동안 투자자의 길을 걸어오신 분들은 좋은 종목을 골라 장기투자를 하라고 말이다. 나도 함께 성장하고픈 기업의 주식을 사서 동행하면 참 좋을 것 같다. 머리로는 이해가 되는데, 현실의 내 손과 머리는 전혀 다른 결정을 하고 행동을 하고 있다. 그리고 후회 하기를 반복한다.
나의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주식은 다시 돌아보지 말자!!!’가 아닌 꾸준히 재테크의 한 방법으로 나와 오랜 시간을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심각한 손실을 보지 않는 리스크 관리와 멘탈 관리, 공부 등이 필요하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