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공짜 싫다는 사람

by 짜리짜리

공짜가 싫은 사람이 있을까?


나는 어렸을 때부터 공짜를 좋아했다. 공짜로 나눠주는 휴지, 볼펜 등 프로모션 물품을 받아 챙기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공짜는 아니었다. 줄을 서거나 설명을 들어주는 등 나의 시간을 써야 했다. 프로모션으로 진행되는 현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무료로 받은 것 같지만 나의 개인정보와 시간 등 반대급부가 있었다.


세상에 공짜가 있을까?


나는 개인적으로 없다고 생각한다. 개인의 성장과 성공도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숨 쉬는 공기와 햇빛 등 자연으로부터 받는 것도 공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받는 만큼 잘 보존해줘야 한다. 그런데 요즘 나는 공짜까지는 아니지만 내가 노력한 것보다 조금 더 나은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하고 생활했던 것 같다. 사람과 일 그리고 공부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잘해주면 당연히 나를 신경 쓰고 신뢰하겠지. 내가 이만큼 해줬는데 이 정도는 나에게 베풀어줘야 하는 거 아니야’라고 말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상대방을 위한 것으로 포장되지만 결국 나를 위해서인데 말이다. 한비자의 말처럼 사람은 자기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존재라는 것을 생각하면 말이다.


일도 마찬가지이다. ‘음~ 이 정도면 되겠지. 이렇게 내가 열심히 하는데’ 나름 기대효과를 생각한다. 지나치게 기대하면 실망하는데도 말이다. 공부에서도 그렇다. 내가 들인 노력과 시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빠르게 성과가 나기를 바란다. 내가 들인 노력과 자원에 비해 기대하거나 바라는 마음, 결국 공짜를 바랐던 것이다.


누구나 그렇다. 이 공짜와 함께 은근히 운이 함께 하기를 말이다. 그러나 일방적인 것은 없다. 공짜를 좋아하든 싫어하든 꼼꼼히 살펴보면 시간이든 정보이든 반대급부가 존재한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밀턴 프리드먼 –



지인을 통해 얻는 정보도 공짜 같지만 그 정보를 얻기까지 들인 시간을 되짚어 보면 알 것이다. 세상에 노력 없이 얻어지는 것은 없다. 공병이 생겼다면 100원을 공짜로 주은 것 같지만 그것을 들고 100원으로 현금화하기 위해 나의 시간을 들여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1+1은 공짜로 하나를 주는 걸까? 할인을 받은 제품은 공짜일까?


세상에 3대 거짓말 중에 하나가 손해 보면서 판다는 장사꾼의 말이라고 했다. 용량이 적거나 마케팅 비용에 포함되어 있거나 개인정보를 줬거나 이미 우리가 그 대가를 지불했다고 보면 된다.


당장 공짜처럼 보이는 것도 언젠가 다시 돌고 돌아 빚을 갚으라고 온다. 공짜라고 누군가 나에게 무엇인가를 준다면 분명히 과거에 내가 뿌렸던 씨앗이 있었을 것이다. 지금 공짜라고 느끼는 공기와 햇빛도 미세먼지, 폭염, 폭설, 한파 등으로 우리에게 돌려주고 있지 않은가.


요즘은 다양한 정보를 쉽게 얻고 내가 원하는 것을 배울 수 있는 환경이 너무나 잘 갖춰져 있다. 그렇다 보니 결과도 빨리 나올 수 있다고 우리는 착각한다. 나도 그렇다. 이 마음은 노력보다 더 많은 결과를 얻고 싶은 공짜를 바라는 마음이다.


모든 것이 빨라진 시대라고 해도 과일이 익는 시간, 돈이 만들어지는 시간, 일을 배우는 시간, 익숙해지는 시간, 친해지는 시간들이 우리에겐 필요하다.


온라인을 통해 빨리 쉽게 접하는 것이 익숙하고 때로는 건너뛰기까지 속도의 시대를 우린 살고 있지만 물이 100도가 되어야 끓듯이 일정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야 공짜도 만들어지고 운도 따라온다.


공짜로 무엇인가를 득했다면 좋아하지 말고 꼭 한번 살펴보자. 반대급부로 무엇이 나갔는지. 진짜 공짜인지 말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우선순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