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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짜리짜리 Apr 23. 2021

코인, 대박과 쪽박 사이

오래 간만에 재테크 관련 이야기를 쓰는 것 같다. 경제 관련 책을 읽는 동시에 최근 부동산 온라인 강의를 듣기 시작했다. 그 틈에 나는 너도나도 한다는 ‘코인’을 해봤다.


여전히 주식에 얕은 발을 담그고 시장의 사이클과 싼 가격을 간과하고 조바심에 섣부른 매도와 매수로 지금도 마이너스 종목이 많다. 주식은 하한가와 상한가가 있어 그나마 안전하다고 했던가. 물론 그렇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원금 회복도 안되고 그대로 마이너스가 30% 넘어가고 있는 종목도 있어 종목을 잘못 고르고 시기를 잘못 들어가면 주식에서도 상한가 하한가의 의미가 크게 없다.


그리고 결심했다. 원금 회복이 요원할 것 같은 한 종목을 손절하기로 했다. 그리고 ‘불장’이라는 코인에 가서 마이너스를 회복해 보겠다는 야심 찬 꿈을 꿨다.


3월 말 달리는 말, 떨어지는 칼날임에도 코인의 열차에 뒷북으로 올라탔다. 이미 고수들은 작년부터 들어와 올 초에 몇 천 배의 수익을 남기고 떠난 시기였다. 평범한 나에게 코인 이야기가 들리면 끝물. 그럼에도 끝물을 인정하기 싫었던 나는 일주일 정도 ‘코인의 불장’을 맛봤다. 그리고 수익 실현과 다시 매수를 통해 현재는 원금 손실까지 마이너스가 더 깊어졌다. 주식에서 잃었던 돈을 코인으로 만회해보겠다는 나의 생각은 큰 착각이었다.


코인은 역시 변동성이 심했다. 최종 수렴되는 금액이 있지만 하루 24시간 거래되는 특성도 그렇고 변동성이 끝이 없다. 마이너스 -30%, 플러스 70% 등 다양하게 널뛰기를 한다. 그렇게 대박과 쪽박을 오고 간다.  


분의 뉴스 기사는 극소수 사례만을 가지고 일반화해서 기사를 쓴다. 한동안 쓰인 코인 관련 기사를 보면 돈 번 사람들밖에 없다. 극히 일부 손해 본 사람들 이야기다. 그리고 오를 때 김치 프리미엄 타령하며 기사를 쏟아낸다. 한, 두 개의 코인만 보고서 말이다.  나머지 200여 개의 코인들 대부분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데 말이다. 도지 코인이 하루 동안 100%의 수익률을 달릴 때 나머지 알트코인들의 90%는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었고 마이너스 10%가 넘는 것도 상당했다. 그렇다고 기자는 친절하게 며칠째 조정받아 마이너스 30%를 넘어가고 있는 대부분의 코인 이야기를 기사로 쓰지는 않는다.


언론에서 연이어 ‘불장’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4월 첫 주부터 이미 열기는 식었고, 돈 번 사람은 이미 탈출한 뒤였다. 언론의 뒷북이다. 몇몇 코인들의 이야기를 가지고 전체 시장이 불장이라고 일반화하는 것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돈에 있어 보수적인 접근을 하는 한 동료가 자신은 매월 5만 원씩 코인을 앞으로 살 거라고 했다. 뜻밖의 말이라 이유를 물었다. 디지털 시대 앞으로 코인이 어떤 형태로든 역할을 할 거라고 자신은 생각한다는 것이다.


문득 ‘금’이 생각났다. 자연에서 캐는 금, 실물의 가치가 있고 중요한 자산 중의 하나이고 화폐처럼 거래되기도 했던 시절도 있고 아주 오랜 시간 인류의 역사와 함께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야기한다. 비트코인은 실물이 없고 가치를 측정할 수 없다고. 우리는 지금 디지털 시대를 외치고 4차 산업 혁명을 외치고 있다. 이 시대에 컴퓨터에서 캐는 비트코인과 자연에서 캐는 금을 보며 앞으로 비트코인의 운명이 점점 궁금해진다.


주식이든, 코인이든 역시 뒷북은 힘들다. 유튜브 삼프로의 김프로가 했던 말이 ‘모든 자산이 오른다고 준비도 안된 채 이것저것 겻불을 쬐지 말라’는 말을 했는데, 나는 온통 겻불이다. 코인의 쪽박에 고르디우스의 매듭처럼 과감한 손절을 하고 나와야 할지 고민이다. 마이너스 손실이 너무 심해 비자발적 코인 장투이다. 슬프게도 욕망의 끝에 나는 매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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