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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짜리짜리 Apr 30. 2021

롤러코스트와 바이킹. 코인과 주식의 변동성

처음 주식을 할 때 위험하다는 생각이 컸다. 원금이 언제든 마이너스가 될 수 있고, 주식해서 돈 벌었다는 사람보다 돈 잃었다는 사람의 이야기를 더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유동성의 거품이라는 이 시기에도 마이너스가 있는데, 거품이 꺼지고 약세장이 오면 어떨까 싶기도 하다. 저금리 시대에 처음에는 은행이자보다 조금 높은 수준의 수익률이라는 소소한 꿈을 갖고 시작했지만 하이 리스크를 안은 만큼 점점 수익률에 욕심을 냈다. 준비 없이 매수와 매도를 하다 보니 마이너스가 되고 설마설마하는 사이에 점점 지하를 파고들어 간 종목도 상당하다.


역시 주식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구나 싶다. 고수익 고위험 상품인 것은 분명하다. 이렇게 주식의 변동성에 지쳐 갈 때쯤 비트코인이 대세라는 기사가 나오고 주변에 코인으로 돈벌었다는 이야기가 들렸다. 코인의 시장에 발을 담갔다.


주식의 변동성은 변동성이 아니었다. 천장과 지하가 없는 코인의 변동성은 대단했다. 언제 어떻게 파느냐에 따라 어마어마한 마이너스와 플러스가 오고 갔다. 천장을 뚫을 것 같아 올라탔다가 몇 분만에 반 이상이 빠지며 내려앉는다.   


예를 들어 20%의 수익을 보이고 있어 코인을 팔면 몇 분 후에 30%로 오르거나 잘 나가면 100%까지 갈 수도 있는 것이 코인 시장이다. 반대로 마이너스 2%가 몇 분 후 마이너스 20%, 40%까지 쭉쭉 빠지는 것이다. 코인이 롤러코스트 같다면 주식은 어린이용 바이킹 같다.


코인에서 널 뛰기, 롤러코스터 변동성을 경험하고 나니 주식의 변동성은 그저 잔잔한 파도 같이 느껴지는 것은 나만의 착각 일까. 코인은 천장과 지하의 경계가 없다. 주식은 1일 최고와 최하가 정해져 있다.  안전장치 중 하나이다. 코인은 상한가와 하한가 가격제한폭이 없어 변동성이 심하다.


사람들은 이 변동성 때문에 주식보다 코인을 선호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대박의 찬스가 있는 것이다. 로또처럼. 로또에서 꽝이 있듯이 코인에도 쪽박이 있다. 하지만 대박의 찬스에 우리는 희망을 건다. 대부분 쪽박에 내가 있을 거라는 생각은 잘하지 않는다. 대박을 위한 즐거운 상상을 한다. 실제로 주변에 그리고 뉴스에 쪽박 찬 사람들의 이야기보다 대박을 낸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가 더 솔깃하다.


그렇게 적은 금액으로 코인을 시작한다. 대박을 향해 가지만 혹시나 모를 쪽박의 가능성을 생각해 금액을 작게 시작한다.


불장에서 수익을 본 사람들은 생각한다. ‘원금이 컸다면 더 큰돈을 벌 수 있을 텐데’라고. 그래서 금액을 늘리다 보면 어느새 끝물에 내가 와 있다. 물린 것이다. 변동성이 크니 수익률도 LTE급이지만 마이너스로 빠지는 것도 초 LTE급이다.


코인을 보면 ‘더 큰 바보 이론’을 말하는데, 나보다 더 큰 바보가 나타날 때까지 존버 해야 한다. 하지만 더 큰 바보 이론보다 사람들이 이 시장에 머무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한번 오를 때 마이너스가 아무리 깊어도 만회할 수 있는 변동성의 힘을 코인이 또한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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