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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짜리짜리 Jun 11. 2021

오래 한다는 건 참 힘든 것 같습니다.

일이든 취미이든 무엇인가 한 가지 일을 오래 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끈기가 있어야 함은 물론이고 자주 찾아오는 슬럼프와 수시로 찾아오는 ‘왜’을 참고 견디며 보내온 시간들이 쌓인 것이다.


생계가 달려 있어 오랫동안 그 일을 했다고 하지만 같은 일을 10년 이상 하고 있는 사람은 참 대단하다. 그 10년의 시간 안에 수많은 눈물과 아쉬움, 포기, 절망, 후회가 함께 했을 것이다. 그것을 넘어 묵묵히 걸어갔으니 10년이라는 시간이 있었을 것이다. 대나무가 더 단단하게 더 높이 자라기 위해 성장을 멈추고 마디를 만들듯이 말이다.


슬럼프는 다양한 형태로 다가온다. 매번 같은 일상과 일이 반복되는 지루함, 반대로 특정 이벤트로 스스로 하고 있는 일에 대한 회의감이 들 때이다. 이때 고민이 깊어지면 오래 해왔거나 오래 하려고 했던 일에 변화가 찾아온다. 하나의 일을 오랫동안 하고 있다는 것은 그래서 대단하다.


대나무의 마디처럼 그렇게 슬럼프와 다양한 이벤트를 견디고 극복하며 지금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월급을 받기 위해 하는 일, 부동산 투자를 하고 주식투자를 하는 일, 창업을 해 회사를 키우는 일, 건강을 위해 하는 일 등 자신이 10년 이상 현재 무엇인가를 하고 있다면 아마도 그 사람은 해당 분야만큼은 전문가가 되어 있을 확률이 높다.

매일 아침에 일어나 아침운동을 해 온 사람, ‘별것 아니네’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운동을 10년 동안 꾸준히 해왔다면 분명 그 사람에게는 나름대로의 노하우가 있다. 물론 잠이 없는 타고난 사람도 있지만 잠이 없다고 모두가 운동을 하거나 생산적인 것에 에너지를 쓰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오랫동안 해온 일들 중 10년이 지난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 혼자 매일 아침 제대로 된 아침을 챙겨 먹는 일도 10년을 해오고 있다면 이 또한 대단한 일이다. 쉬워 보이는 일들도 매일매일 꾸준히 쌓이면 10년인데, 이 시간이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에게 물어본다. 10년 동안 꾸준히 해온 것이 있어?


현재 직장을 10년 이상 다닌 것 이외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다. 열심히 현실에 충실히 살아온 것 같은데…, 딱히 잘 살아온 것도 손에 잡히는 것도 없는 것이 내 앞에 주어진 성적표이다. 현실이다.

일과 집에서 이뤄지는 것 이외에 오랫동안 해 온 것이 없는 현실을 마주한 나이 40대 후반. 그럼에도 늦은 것을 후회하지 않기 위해 경제공부, 운동, 매일매일 책 읽기 등등 시작했다. 이제 1년이 지났지만 꾸준히 해보려고 한다. 10년이 지난 후 무엇이 지속되고 있을지 나도 궁금하다. 그를 통해 나에게 무엇이 쌓여 있을지 말이다.    


인생에서 행복과 불행의 무게는 똑같거든.
 신은 그런 식으로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생을 정확히 안배해 주셔.
 넌 어렸을 때 불행했으니까,
 앞으로 반드시 그 불행의 크기만큼 행복해질 거다.
 - 아사다 지로, ‘칼에 지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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