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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짜리짜리 Jun 21. 2021

상투 잡았나 불안합니다.

집을 팔고 전세에 들어 간지 딱 4년 만에 내가 팔았던 집은 2배가 되어 있고 나는 전세로 가야 하나 영끌을 통해 집을 사야 하나를 매번 고민했다.

눈뜨고 오르는 집값을 보며  집을 사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  복기해본다. 가장 큰 이유, 내가 팔았던 집의 가격 대비 오르는 가격에 돈이 아까워 선뜻 사지 못했다. 여기에 집값이 떨어질 거라는 남편의 믿음도 한몫했다. 그럼 나라도 좀 더 적극적으로 결단을 내려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고 뒤늦게 더는 안 되겠다는 결심을 하고 집을 사기로 했다. 그리고 영끌에 가깝게 대출을 일으켜 올해 집을 샀다.


그런데 불안하다.


상투인 것 같아서. 금리 이야기가 나오니 더 그렇다.  집의 가격은 떨어지는데 빚은 그대로 남아 있는 상태가 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다. 최악의 시나리오도 각오하고 사기는 했지만 항상 생각이 현실화되면 그 충격은 훨씬 크다.


이제 열심히 돈 벌어 빚 갚을 일만 남은 걸 생각하면 또 우울하다. 근로 소득이 다인 현실에서 몸이라도 챙겨야 하는 현실 말이다.


나의 직장동료와 주변 지인들은 4년 동안 나의 벼락 거지 탄생 이야기를 들어야 했다. 집 값 상승 초반에 지방까지 돌며 집에 투자하는 후배 동료와 남편을 보며 대단하다고 … 고점인 것 같은데 어찌 저렇게 사지?라고 그저 바라만 봤는데 결국 그들이 현명하고 옳았다.


그때 그 후배가 나에게 했던 말 “서울 집값은 오늘이 제일 싸요”라는 말이 현실이 되었다.


나이도 10년이나 어린 그 후배와 나의 자산을 비교하면 한숨과 그저 막막한 현실뿐이다. 한 순간의 선택이 이렇게 큰 부의 격차를 만들어 내는 현실을 부정하고 싶지만 꿈이 아니다.


늦었지만 부동산 막차에 올라탔다. 이제 집을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의 고민은 하지 않아도 된다. 주변 지인들에게 부동산 하소연도 이제 접었다. 정부 욕도 의미 없다. 현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여전히 불안한 것은 나만의 성격 탓일까 싶다. 남아 있는 빚이 마음에 돌덩어리처럼 짖 누르지만 “빚은 갚는 것이 아니에요”라고 위로의 말을 건네는 동료의 말에 한번 웃는다.


빚이 없었을 때는 즐겁기만 한 직장생활이 요즘은 더 하기가 싫어진다. 명퇴는 고사하고 젖은 낙엽처럼 일 할 현실을 생각하니 한숨부터 나온다. 깔고 앉은 돈을 갚는 현실에서 벗어나 투자를 위한 좋은 레버리지를 고민해야 하는데... 그럼에도 투자 시장에 발 담그고 있으면 언제가 기회가 올 거라고 작은 희망 회로를 돌려본다.  


인간의 성과창출 능력은 약점이 아니라 강점에 달려있다.
 훌륭한 경영자는 사람들이 약점에 근거해서는 발전할 수 없음을 안다.
 성과 창출을 위해서 우리는 동료, 상사, 자신의 강점 등
 사용할 수 있는 모든 강점들을 활용해야 한다.
 강점을 생산적으로 만드는 것이야말로 조직의 고유한 목표이자 과제여야 한다.
 - 피터 드러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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