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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uth Point Jan 19. 2016

<우주의 고독> 외계 생명체에 대한 담론

클리퍼드 픽오버가 과학과 철학으로 바라본 생명체에 대해 논한다


'우주에 존재할 수 있는 생명체에 대한 상상을 가장 잘 풀어놓은 책이  무엇이냐?'라는 나의 질문에 그녀는 이 책을 서슴없이 알려주었다. 사실 이 책을 추천받고 나서 표지를 보았을 때 책을 읽을까 말까 계속 고민했었다. 좀 강한 제목과 어쩌면 우주 생명체에 대한 너무나 낙관적인 희망을 보여준 책이 아닐까 라고 말이다. 하지만 클리퍼드 픽오버는 지구에 존재하는 '극한 생명체'로부터 자연스러운 인과관계로 외계 생명체에 대한 상상을 펼쳐간다. 다행히 이 책을 덮고 나서 긴 여운이 남는다. 믿고 책 추천을 받을 사람이 1명이라도 있다는 것은 살아가며 얻을 수 있는 큰 기쁨 중의 하나다.


클리퍼드 픽오버는 인류, 즉 호모 사피엔스 종이 지구에 손님 같은 존재라고 언급한다. 천문학적 시간 관점에서 바라보면 우리 인류는 너무나 잠시 지구에 머물고 사라질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에 잠시 머무는 동안 무엇을 해야 할까? 나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오래전부터 플라톤이 작성한 <대화편> 중에서 <공화국>의 한 문장을 가져오고 싶다.

천문학은 우리에게 위를 올려다보라고 촉구하며, 이 세계에서 다른 세계로 나아가라고 이끈다.
플라톤 <공화국> 중에서.....(<우주의 고독>에서도 서문에 이 문장을 인용했다.)

그렇다. 잠시 머무는 존재인 우리는 이 무한한 우주 공간에 우리만 지성을 가진 생명체인지 아니면 다른 그 어떤 존재가 있는지에 대해 탐험해야 한다. 그것이 어쩌면 우리 인류에게 주어진 숙명일지도 모른다.



이 책에서 지속적으로 나오는 한 문장이 있다. 그것은 바로 "탐구자는 발견자다"라는 문장이다.


외계 생명체에 대해 논리적으로 상상해 보는 탐구자의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외계 생명체는 어떻게 생겼으며, 어떤 방식으로 사고하고, 존재한다면 우리는 그들과 어떻게 소통해야 할까? 이 책에서 계속 나오는 '탐구자는 발견자다'라는 문장은 이런 맥락에서 바라볼 수 있는 것이다.


저자는 정말 많은 책들을 언급하며 외계 생명체가 어떠한 모습일지에 대한 가능성을 언급한다. 또한, 지구상의 극한 환경 속에서 존재하는 너무나 다양한 생명체를 언급하며 우리에게 '극한 환경'이 다른 생명체에겐 너무나 안락한 환경일 수 있다고 논한다. 그렇다. 인류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계관에 물들어 있는 우리는 지구 상에 존재하는 너무나 다양한 생명체에는 정작 무시하게 된다. 하지만, 우주 생명체에 대해 상상할 때 정작 기반이 되는 것은 지구에 존재하는 극한 환경의 생명체들이다.


지구상에는 극한 환경을 너무나 선호하는 생명체가 다양하게 존재한다. 호암성(어둠을 좋아한다), 혐기성(산소를 싫어한다), 호열성(열을 좋아한다), 호냉성(추위를 좋아한다), 호산성(산을 좋아하다), 호염기성(알칼리를 좋아한다), 호염성(소금을 좋아한다), 호압성(압력을 좋아한다), 호건성(건조함을 좋아한다) 등이 있는 것이다. 호모 사피엔스는 생명체가 존재하려면 산소가 있어야 하고 태양과의 적당한 거리로 알맞은 온도(0도~100도 사이)가 필요하며 광합성을 하기 위해 빛과 열이 있어야 하며 적당한 중력이 필요하다고 일반적으로 상상한다. 하지만 이런 상상이 틀렸다는 것을 저자는 주장하고 있다.


결국은 인간 중심 사고를 벗어나야 한다.


인류가 외계 문명과 의사소통을 할 때 과연 잘 이루어질까? 이 책에서는 결국 외계 문명과의 소통은 수학을 통해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수학이야말로 우주를 바라보는 정확한 언어이며 공통의 언어가 될 수 있다고 말이다. 저자는 인간 중심적 사고 탈피를 외치며 아주 다양한 환경에서 생명체가 발현될 수 있다고 언급하지만 지성을 가진 생명체 발현 조건을 아래와 같이 논했다.


1. 우선 생명체에게 물은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한다. 별에서 행성은 적당한 거리에 머물러야 물이 끓어서 사라지지 않고 영구히 얼어붙지 않는 상태로 존재한다고 이야기한다.

2. 자전축의 기울기 또한 생명체들에게는 중요하다. 자전축의 기울기가 계절 변화를 만들어내는데 기울기가 계속 변하지 않고 적당한 기울기를 만들어서 안정적인 기후를 만들어 주는 것이 핵심이라고 한다.

3. 행성의 크기 역시 주요 사항이다. 행성의 크기가 너무 커버리면 더 많은 물질이 기체 상태로 존재하게 된다. 목성과 토성처럼 말이다. 크기가 작다면 대기가 존재하지 않게 된다. 결국 그 미묘한 지점에 머물러야 한다.

4. 육지는 정말 중요하다고 한다. 바다로만 구성된 생명체로부터 다른 문명과 소통 가능한 지성체가 나오기 어렵다고 필자는 주장한다. 물만 있는 세계에선 불이 없으며 별들을 바라보지도 않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수중에서는 다른 행성으로부터의 전파 수신이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이런 조건하에서 존재하는 지적 생명체라면 우리와 소통할 가능성이 있다. 그들과 수학을 언급한 전파를 보내게 된다면 말이다. 아니면 그들이 보낸 수학적 지식이 포함된 전파를 수신하게 된다면 말이다. 저자는 이 관점에서 세티(SETI)를 강하게 옹호하고 있다.


인류에게는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는 코페르니쿠스 혁명, 생명이 창조되지 않았으며 진화해왔다는 다윈 혁명, 뉴턴 역학의 세계관을 변화시키며 새로운 과학시대를 연 아인슈타인 혁명이 있었다. 이 변화는 너무나 거대해서 인류 문명의 물줄기를 변화시켰다. 저자는 만약 이 시점에 외계 문명이나 외계 미생물을 발견하게 된다면 전 세계의 사고관을 뒤흔들 혁명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다. 아무리 외계 미생물일지라도 그것이 지구와 별개로 독자적인 진화를 가져왔다면 그 충격파는 과학을 넘어 종교에 대한 관점까지 뒤흔들어버릴 것이다.





기묘한 상상의 세계로 클리퍼드 픽오버가 우릴 이끈다. 그의 재치와 유머 그리고 상상력은 마치 수십 권의 우주 생명체에 관한 SF를 읽는 듯했다. 지구에 살고 있는 너무나 기묘하고 기괴한 생명체들을 언급하며 우주에 살고 있을지 모를 생명체들은 너무나 잘 묘사했다. 그들은 자신의 환경에 적응했기에  더욱더 우리의 상상력을 넘어설 것이다.


우리의 오감을 넘어서는 다른 의사소통 체계와 인식체계는 당연히 존재할 것이다. 우리는 아직 지구의 다양한 생명체와도 의사소통이 되지 않고 있다. 지구의 생명체와도 그러한데 하물며 외계의 생명체들과 소통은 너무나 요원할지도 모르는 이야기다. 하지만, 저자의 상상력은 인류가 다른 문명의 존재에 대해 더욱 탐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인간 관점으로 우주를 바라봐서는 안된다고 <우주의 고독>을 통해 이야기한다.


이 넓은 우주, 지성을 가진 생명체가 우리뿐이라면 너무나 적막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의 제목을 <우주의 고독>으로 뽑아냈는지도 모른다. 과연 우리는 혼자일까? 이 책과 함께 다양한 상상의 세계로 빠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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