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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uth Point Jan 20. 2016

책 읽기도 연습이 필요하다

우리는 책을 선택하는 것과 읽는 것을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다


TV 보는 것, 신문 읽는 것, 책을 읽는 것 중에서 어느 것이 가장 편할까?


말할 것도 없이 TV 보는 것이다. TV는 틀어만 놓아도 자연스레 볼 수 있다. 신문 읽는 것도 어렵지 않다. 새벽녘에 그날의 이슈를 한번 쓱 보면 되니까 말이다. 사실 책 읽는 것은 너무 어렵다. 1권, 10권, 100권의 책을 읽는 과정은 우리가 고등학교 때 공부만 하던 그 시절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고등학교 시절, 공부하던 그 정자세로 앉아 책을 읽어야 책의 진도가 조금씩 나아간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했던 편안한 책 읽기는 사실 허상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편안한 책 읽기로는 1년에 30권의 책을 넘길 수 없을 것이다. 그 이상의 책을 매년 읽고 싶다면 우리는 편안한 책 읽기를 버려야 한다. 결국 책은 읽을수록 점점 더 어려워지며 더 하기 싫어지는 행동이다.



책에 집중하기엔 유혹이 너무나 많다.


더 하기 싫어지는 꺼려지는 행동이 책 읽기다. 여기에 책 읽기를 방해하는 너무나 매력적인 아이템이 많다. 굳이 책을 읽지 않아도 될 만한 주변 환경은 우리로 하여금 책을 던져버리게 한다. 우리는 가끔 서점에 들러 1,2권씩 책을 사지만 읽는 시점은 2-3달 후나 아니면 여름휴가 기간일 것이다. 다른 유혹이 넘쳐나는데 제일 재미없는 그리고 지루한 책을 읽는다는 게 정말 말이나 되냐 말이다.



책 읽기를 포기하는 주요한 원인 중의 하나는 재미없거나 잘못된 책을 골라서다.


꺼려지고 싫은 책 읽기를  더욱더 구렁텅이로 빠트리는 것은 바로 재미없는 책의 선택이다. 서점에서 이달의 추천도서나 눈에 띄는 책을 고른다. 만약 이 책이 유명 외국 작가의 소설이라고 하자. 집에 들고 와 책을 읽기 시작하지만 쉽사리 묘사한 장면이나 지명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우리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배경의 소설은 아무리 유명 작가가 쓴 베스트셀러라도 책장 속으로 책을 던져버리게 된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외국 소설 작가 중에서는 '더글라스 케네디', '기욤 뮈소', '넬레 노이하우스', '히가시노 게이고' 등이 있지만 이들 작품의 배경을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다. 여러 외국 도시들에 대한 묘사 또한 우리들 눈에 쉽게 들어오지 않는다. 읽다가 던져버리고 싶었던 때도 종종 있다. 이렇게 유명한 베스트셀러 소설책도 쉽게 읽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위에 언급된 베스트셀러 작가 작품 중 읽다가 덮고 다시 처음부터 펴고, 다시 읽다가 덮는 과정을  몇 번이나 반복하며 읽은 책도 많다. 심지어 매력적인 글의 대명사인 기욤 뮈소 작품 중에도 읽으면 안 되는 소설이 몇 권 끼여있다. 소설이 이럴진대 천문학, 고고학, 생물학, 물리학, 수학, 인문학, 역사, 고전, 음악, 미술, 요리, 술, 여행 등 관련 책들은 논해서 무엇할까.


책 읽기를 다시 시작하려는 사람들은 우선 소설부터 시작하라고 권하고 싶다. 책 읽기 연습 없이 다른 책들을 시작하면 다시 책을 멀리하게 된다. 책 읽기를 포기했다가 다시 시작하는 사람에게 처방전은 결국 소설인 것이다. 그것도 국내 소설로 시작해야 한다. 그중에서도 너무나 재미있어서 한번 잡으면 끝까지 읽을 만한 책 말이다. 사실 이런 책은 그렇게 많지는 않다.  그중에서 추천하고 싶은 소설가는 '김진명'이다. 이 작가에 대해 다양한 비평이 존재하지만 한국사람에게 너무나 흡인력 있는 책 읽기를 선사한다. 이 부분에서는 다른 작가들과 비교가 불가하다. 책 읽기의 기본은 결국 계속 읽고 싶다는 욕망을 책 읽는 사람에게 줘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 책은 잘못된 것일지도 모른다.




책 읽기의 시작은 제대로 된 책을 고르는 것에서 시작한다.


국내 소설부터 시작한 책 읽기 연습은 최소한 5권 이상의 책을 1달 안에 읽는 연습부터 시작해야 한다. 소설로 1달에 5권, 쉬워 보이는가? 실제로 해보면 이것을 수행하기가 너무 벅차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1년에 성인 10명 중 4명이 책 1권을 읽지 않는다. 소설도 읽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책을 읽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책을 읽으려면 너무나 어렵다. 마치 다시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 들지도 모른다.


이것이 성공하면 이제 외국 소설도 시작하면 된다. 유명 베스트셀러 작가들 중에서 자신에게 맞는 3-4명의 작가를 찾아내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이렇게 국내 유명 소설가와 해외 유명 소설가 이름을 10명 정도 알게 될 때쯤 6개월의 시간이 흐르고 책도 30-40권이 넘어서게 된다.


여기서부터가 정말 중요하다. 자신에게 맞는 진짜 독서가 시작되는 것이다.


지금까지가 책 읽기 습관화 과정이었다면 본인이 평생 공부하고 싶은 분야에 대한 책 읽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천문학, 생물학, 고고학, 물리학, 수학, 인문학, 역사, 고전, 미술, 음악, 요리, 술, 여행 등의 분야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정말 궁금했던 분야의 책 중에서 가장 대중적이면서 유명한 책들을 선별해야 한다. 이것도 처음에는 너무 어렵다. 왜냐하면 우리는 한 번도 제대로 된 책 선택 과정을 배워보지 못했다.


진짜 독서가 시작되면 다시 한번 위기는 우리 앞에 서 있다.


평소 궁금했던 분야를 읽기 시작하지만 생업에 쫓기고 다른 유혹에 넘어가기 시작한다. 직장에 갔다가 집에 겨우 쓰러질듯한 체력으로 오는 날들이 반복될수록 이런 책에는 먼지가 쌓여간다. 주말에 읽으려고 하지만 부족한 잠을 보충하고 다른 일들을 처리하기에 급급하다. 하지만, 밖에 나갈 때 항상 책을 들고 다니면서 조금씩 책을 읽어야 한다.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는 날이 없도록 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만약, 이런 지친 생활에 책 읽기를 소홀히 하게 되면 6개월에서 1년간 쌓은 습관은 바로 무너진다.





요즘 책을 읽으면서 곰곰이 생각해 보는 2가지 주제가 아래와 같다. 공공장소에서 책을 읽는 문화 만들기가 정말 어렵다는 것과 30대는 자신만의 분야에서 책 읽기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1. 책 읽기는 습관화 과정이 너무나 중요하다. 또한, 책 선택에도 연습과 실습 그리고 시간이 필요하다. 이 시간을 줄이려면 주말에 서점에서 정말 다양한 책들을 넘겨봐야 한다. 그래야 책들에 대한 자신만의 '감'이 생긴다. 스마트폰이 아닌 책으로 뒤덮인 지하철과 버스 안을 꿈꾸곤 한다. 아직 30-40대가 사회를 변화시키고 움직일 수는 없지만 사회문화를 만들어 낼 수는 있지 않을까?


2. 흥미진진한 책을 읽고 싶지만 눈앞에 종종 다가오는 재미없는 책들은 벽을 향해 던지고 싶다. 서평이 책을 반영하지 않고 꾸미기에 급급한 이 세태를 한탄하기도 한다. 우리에게 진짜 공부는 대학교 졸업 이후부터다. 진짜 좋아하는 분야를 홀로 파고들 수 있기 때문이다. 넉넉잡고 서른살에 좋아하는 분야의 책을 읽기 시작한다면 오십대에는 그 분야에 진짜 전문가가 되어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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