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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uth Point Sep 04. 2015

호흡을 느낀다

멀티태스킹은 재능이 아니다



아직 어스름이 가득한 시간, 나는 발가락을 꼼지락 거리며 일어나려고 노력한다. 수영장에 갈 시간이기 때문이다. 침대에 누워 있는 동안은 수영장에 가는 게 싫다. 수영장에 다닌 전 기간에 걸쳐서 느껴지는 감정이다. 겨우 자리를 박차고 나오기까지 20분이 더 걸린다. 알람을 끄고 다시 알람이 울리고 끄고 하는 과정의 반복인 것이다. 


자전거를 타고 수영장을 향하는 시각, 늘 신비롭다. 아직 어둡지만 많은 사람들이 활기차게 움직인다. 버스를 타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스쳐 지나가기에 침대에서 부비적거리는 것을 택하지 않은 나의 선택을 칭찬하곤 한다.


 

 

매일 새벽 25M의 공간에서 치열한 숨을 내뱉는다.

꽤 오랜 기간 새벽 수영을 다니고 있지만 수영장 내에서의 거친 숨소리는 아직도 적응이 안된다. 나름 운동을 많이 하였기에 고작 40-45분간의 수영으로 인한 체력소모와 거칠어진 숨소리는 항상 어리둥절하다. 수영을 할 때 나에게 들리는 것은 딱 두 가지다. 나의 숨소리와 내가 헤쳐나가는 물소리만 들린다.  




이러한 환경은 나에게 몰입을 준다.


하루 중에 유일하게 나의 호흡에 귀를 기울인다. 일상에서 몰입은 불가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런 몰입감은 신비롭기까지 하다. 아이들을 바라보면 미소가 지어질 때가 많은데 그중 하나가 어떠한 것에 집중해서 그것만 하는 아이들을 볼 때이다. 나도 저러한 시절이 있었나 할 정도로 나의 사고는 항상 방해를 받는다. 1시간 이상 방해 없이 책을 읽은 적이 없고 글을 써본 적이 없다. 또한, 연속해서 1가지의 생각을 전개해본 적이 언제였는지조차 기억나지 않는다. 



단절의 시대에 살고 있다.


10분도 안 되는 시간 사이에 우리는 너무나 많은 것들로부터 방해를 받는다. 제일 대표적인 것이 바로 스마트폰인 것은 누구라도 다 안다. 하지만 아는 것과는 별개로 이와 연동되어 살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수영장에서라도 스마트폰으로부터 벗어나고 나의 호흡을 느낄 수 있기에 계속 수영을 다니고 있는 것이리라. 



호흡을 느껴보자.


한 권의 책을 손에서 놓지 않고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본 적이 있는가? 생각의 사고가 1시간 이상 지속된 적이 있는가? 영화를 볼 때 오직 영화에만 집중하여 나와 영화만 존재하는 느낌을 받아본 적이 있는가? 우리는 단절된 삶에 너무 익숙해져 버렸다. 멀티태스킹이라는 이름으로 단절을 재능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분절된 시간이 멋져 보인다면 당장 자신의 호흡을 느껴보자. 1시간만 자신의 호흡에 신경 써본다면 주변의 것들이 새로워 보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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