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outh Point Mar 03. 2016

수학을 바라보는 새로운 방법

<박경미의 수학 N>을 통해 즐길 수 있는 수학을 느껴보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일상에 반하는 것들

루이스 캐럴은 옥스퍼드대학교 수학자였다. 수학자가 쓴 동화는 과연 어떨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보면 이상한 연산이 나오는데 '4 곱하기 5는 12이고, 4 곱하기 6은 13, 그리고 4 곱하기 7은.... 안돼! 이런 식으로 가면 20까지 절대 도달하지 못할 거야....'. 라는 문장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10진법을 너무나 당연시하고 있다. 10진법으로만 바라보는 세상에서는 이해하지 못할 연산들이 펼쳐질 수 있다. 진법이 달라지면 '4 곱하기 숫자가 계속 증가해도 20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작가는 또 42라는 숫자가 강조된다고 언급한다. 카드 정원사의 카드가 2,5,7이며 이를 더하게 되면 14이고, 10 이하의 소수중에서 누락된 3을 곱하게 되면 42가 된다는 식으로 말이다. 앨리스의 나이는 일곱 살 반이므로 7년 6개월 7*6=42도 된다. 이게 끝이 아니다. 붉은 여왕과 하얀 여왕의 생일을 바탕으로 살아온 날들을 더하면 74088인데 이 숫자는 42의 세제곱이다. 42*42*42=74088이 된다는 말이다. 수학자가 동화를 쓰게 되면 수학적 의미를 함축적으로 표현할 수도 있는데 이러한 소소한 재미가 수학을 하는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한다.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이야기해주는 흥미로운 숫자

142857이라는 숫자를 분명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에서 보았다. 흥미로웠지만 시간이 흘러 희미하게 되었다. 다시 만난 이 숫자는 '머리가 뛰어나게 보임을 연기'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X를 7로 나누어 무리수가 되는 숫자를 술술 말할 수 있게 도와준다. 1/7=0.1428571428.로 142857이 무한히 반복되고 2/7=0.28571428571이 된다. 아래처럼 142857만 외우고 있다면 자연수를 7로 나눈 숫자를 천재처럼 줄줄 말하게 된다.


책은 영화와 미술 그리고 철학을 넘나 든다

책에서는 <골드바흐의 추측>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관련 영화인 <페르마의 밀실>에서 주어지는 수수께끼도 풀어준다. 수학 개념을 확실히 꿰고 있다면 그리 어렵지 않게 풀어낼 수 있는 것들이다. 작가는 수학이라는 것이 어떤 법칙 체계라기보다 주어진 문제를 논리적이면서 확실히 풀어낼 수 있는 도구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책에서는 지루할 틈을 주지 않고 <4색 문제>와 다양한 진법, 준정다면체, 유클리드 기하학 등이 즐겁게 이야기를 끌어간다. 대중적 수학책에서 항상 다뤄지는 <뷰티플 마인드>의 '내시 균형' 역시 빠지지 않는다. 존 내시가 바에서 친구 4명과 있는데 금발 미녀 1명과 흑갈색의 평범한 여성 4명이 들어온다. 모두 금발미녀에게 춤을 추자고 했을 때 한 커플만 성사되고 나머지는 실패하거나 모두 실패하는 경우가 일어날 수 있다. 영화에서는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을 비판한다. 개인의 이익 추구가 전체의 이익과 귀결된다는 애덤 스미스에 대해 모두가 금발 미녀에게 접근 시 전체적인 사회적 비용은 하락한다고 농담 처럼 비판을 은근히 하고 있다.


비트겐슈타인에서 인셉션까지

한 번쯤 들어보았을 <논리철학 논고>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면서 수리 철학과 집합, 무한에 대해 논한다. 어렵지 않고 읽다 보면 이해 가능한 정도다. 힐베르트의 무한 호텔과 형식주의, 직관주의, 논리주의를 수학의 관점에서 간략히 보여준다. 너무나 많이 알려진 펜로즈 삼각형과 이것이 나오는 <인셉션> 역시 나온다. 이들은 수학과 물리관련 대중 책에 단골들인 것이다.


2/3은 아르키메데스를 상징한다

아르키메데스의 논문 <구와 원기둥에 대하여>에 53개 명제가 나온다. 이 중 구의 부피는 외접하는 원기둥의 부피의 2/3이고, 구의 겉넓이 역시 외접하는 원기둥 겉넓이의 2/3이다. 흥미롭지 않은가? 왜 2/3이어야 될까? 수학을 하다 보면 숫자가 보이고, 보이게 되면 집착하게 된다. 또한 집착하여 더욱 파보면 새로운 다른 무엇이 보이는 그러한 곳이 수학이다. 아르키메데스가 정말 기뻐했던 2/3은 현대에는 많이 잊혔다. 아이들에게 이 모형을 만들어서 보여주고 구가 사과 2개고 원기둥이 사과 3개에 해당한다고 알려준다면 그 아이는 평생 그 기억을 간직하고 살아갈 것이다. 단순하다는 것은 강력하다의 다른 이름이다.


소수의 아리따움 그리고 수학을 찾는 여행

즐거운 수학을 사람들에게 선사하고 싶다는 박경미 교수는 <박경미의 수학 N>을 통해 수학의 재미를 선사하려 했다. 과연 다른 사람들은 이 책을 어떻게 읽을까?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사회에 나와 활동하는 이과생이라면 옛 기억을 떠올리며 편안히 책장을 넘기며 '그래, 이런 것도 있었지'라며 읽으면 된다. 수학에 관심 있었던 문과생이라면 찬찬히 살며 보면 그리 어렵지 않게 수학이 문학, 영화, 미술 등에 표현될 수 있음을 공감하게 된다. 소수 같은 부분은 참 아름답다. 그 표현도 아름답고 그 숫자가 보여주는 모습도 그렇다. 수학에서 그리고 숫자에서 이런 아리따움을 찾는 그런 여행을 이 책과 함께 한번 떠나 보자. 책에 나오는 소수에 대한 언급들이다.

'소수가 어떠한 수로도 나누어지지 않고 그 자체로 고고한 수이기 때문에 밤하늘에 떠 있는 별과 같이 영롱한 존재이고, 또 소수는 별과 같이 무수히 많다는 성질도 이야기한다.'

'박사는 1부터 1억까지 소수의 개수가 5761455개이기 때문에 576-1455는 대단한 전화번호라고 감탄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혁신가들은 위험을 감수할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