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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uth Point Mar 21. 2016

수학력, 가슴으로 느끼는 아름다움

세상을 설명하는  언어, 나가노 히로유키의 <수학력>




대학 생활을 마치고 회사에 입사한 이들이 경험하는 공통점?

엑셀과 PPT 그리고 영어가 회사생활에 중요하다는 것과 지금까지 학교에서 배웠던 대부분의 것들은 활용할 곳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즉, 지금까지 배운 공부는 회사생활과 별 상관이 없다는 것. 회사 생활에서 성공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엑셀, PPT, 영어와 함께 논리적인 문장력과 현상을 제대로 바라보는 눈, 원인과 결과를 혼동하지 않고 냉철히 집어내는 직관력. 덧붙여 유려한 말솜씨를 갖추면 회사생활을 할 수 있는 기초는 확보된 것이다. 자 그럼 대학교까지의 공부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또한 물리, 화학, 수학, 자연과학, 역사 등은 우리에게 어떤 도움을 주었을까라는 의문이 뭉게뭉게 피어오른다. 이 중에서 가장 심하게 공격받는 것은 당연히 수학. 16년간 가장 우리들을 괴롭힌 바로 그 수학이 공격받는 것은 당연지사. 우리들은 16년간 괴롭힘을 당한 것을 떠올리며 수학을 절대 용서해주지 않는다. 술자리에서 공부이야기가 나오게 되면 항상 하게 되는 수학에 대한 비판. 가장 쓸모없는 학문이라는 악평은 수학을 둘러싸인 현주소다. 하지만, 수학이 과연 이 정도의 비판을 받아야 할까?  


e의 연속하는 자릿수 중에서 맨 처음에 나오는 10자리의 소수.com  출처 : <수학력>

구글에 입사하려면.

10년도 더 전에 화제가 되었던 사진 한 장이다. 실리콘밸리의 중심을 가로지르는 101번 고속도로에 위의 광고판이 설치되었다. 광고주도 광고의 대상도 그렇다고 저것이 의미하는 것도 대부분 알지 못했다. 이것은 그 당시 구글의 앨런 유스타스 수석 부사장이 구글의 인재를 찾기 위해 설치한 광고판. e는 무엇일까? e는 우리가 그토록 싫어하는 수학에 나오는 무리수들 중의 하나다. 우리가 고등학교에서 배웠던 그 무리수. 2.71828182.....로 시작되어 끝이 없이 이어지는 이 무리수에서 첫 번째로 등장하는 10자리의 소수를 찾으라는 것이었다. 그 10자리 숫자를 찾아 사이트 접속하면 그다음 문제가 있고 그렇게 해서 3번째 문제를 풀면 구글의 로고와 함께 입사지원서를 제출할 수 있는 링크가 있었다고 한다. 실제로 이 문제를 풀려면 상당히 복잡하다. 종이와 연필로만 풀어낼 수 있는 수준의 문제는 아닌 것이다. 이런 종류의 수학은 풀어내지 못할지라도 생활에 스며든 수학에 대해 흥미를 가져볼 수는 없을까?



<산수력> VS <수학력>

점심식사 후 함께 자리한 사람과 돈을 나눠낼때 무의식 중에 우린 산수력을 사용한다. 그렇다면 일상적 생활에서 우리는 산수력만을 필요로 할까? 당연히 아니다. 당연히 수학력도 필요로 한다. 나가노 히로유키가 쓴 <수학력>에서는 주어진 상황을 제대로 판단하기 위해 <논리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논리력을 뒷받침하고 확장시켜주는 것이 바로 <수학력>이라는 것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가 지금까지 배웠던 그 수학이 필요할 수 있다.


'수학력을 기르려면 절대로 외우지 마라'고 말하는 나가노 히로유키. 이 주장에 대해 난 동의하지 않는다. 이해를 바탕으로 한 기본적 공식의 체득화. 이것이야말로 수학의 기본인 것이다. 이해하지 못하고 공식을 달달 외우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이해를 바탕으로 기본적 수식을 가지고 놀 줄은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결국 일상생활에서는 <산수력>뿐만 아니라 <논리>를 뒷받침하기 위한 <수학>이 필요한 것이다. 그 수학은 기본적 수식을 외워서 일상생활에 무리없이 활용해야 할 정도여야 하고 <논리력>을 뒷받침해줄 정도여야 한다.


이 책의 제대로 된 제목은 <수학력>이 아니라 <논리력>이다.

이 책은 <수학력>이라는 제목을 갖고 있지만 제대로 된 수학을 이야기하고 있지는 않다.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만 제목을 정한다면 <논리력>이 적당하다. 저자는 '수학적 논리를 익혀서 살아감에 적용해보자. 수학적 논리야말로 세상을 바라보는 멋진 창이다.'라는 말을 우리에게 하고 있는 것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제대로 된 눈은 정확한 논리를 필요로 하고, 그 논리는 수학적 방식으로 체득화된다는 것이 이 책의 요지다.

수학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이 책이 맞지 않다. 그들에게는 너무나 쉬운 이야기들이라 읽으면 실망하게 되는 책이다. 하지만, 이 책은 '수학적 논리가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정리하기에는 딱 알맞은 책이다. 이 책은 수학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하고 싶은 이에게 적당하며 논리력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싶은 이에게 권한다. 이 책을 읽게 된다면 수학력을 키울 수는 없지만 논리력에 대해서는 충분히 배워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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