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outh Point Sep 07. 2015

스칼렛 요한슨의 <HER>

인공지능 목소리에 스칼렛 요한슨이 가장 적합할지도 모른다



지난해 가장 독창적인 로맨스 영화를 뽑으라면 <HER>를 뽑겠다. 지금까지 인공지능에 대한 많은 영화가 존재하였지만 이렇게 친숙한 인공지능을 영화에서 보여준 적이 없으며 이 인공지능과 함께 심지어 로맨스까지 펼친 적이 없으니까 말이다. 어쩌면 스칼렛 요한슨이 <HER>의 목소리 연기를 하였기에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더욱 인공지능에 너무나 쉽게 마음을 내주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녀는 제8회  로마 국제영화제에서 단지 목소리만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기에 스칼렛 요한슨은 어쩌면 인공지능이 도입되고 그 시스템에 목소리가 필요해지면 가장 먼저 섭외될지도 모르겠다.


스칼렛 요한슨은 이미 2005년도에 <Robot Chicken: Donkey Punch>에서 소프트웨어의 목소리로 연기를 펼친 적이 있다. 즉 로봇 치킨에 이어 HER에서 두 번째로 인공지능의 목소리를 연기한 것이다. 이 TV 애니메이션에서도 남성 사용자와 데이트하는 목소리 연기를 펼쳤다.


어쩌면 세상의 모든 목소리는 스칼렛 요한슨의 목소리로 바뀔지도 모른다. 그녀가 전 세계 언어를 자유자재로 사용한다면 말이다.


영화 <HER>로 인해 우리에게 멀게만 느껴지던 인공지능이 이제 영화 속에서 너무나 당연히 그리고 쉽게 다가왔다. <HER>는 인공지능 OS '사만다'를 사랑하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영화화했다. 스스로 생각하고 발전하고 그리고 느끼는 인공지능 OS '사만다'와의 조우를 통해 영화는 전개된다.


<HER>는남자 주인공을 만나면서 새로운 진화를 시작하였고 '컨트롤할 수 없을 정도'로 진화되며 인간들의 사고능력을 뛰어넘었다. 인공지능 10개 OS들 간에 소통을 하면서 8316명의 사람과 동시에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는 정도에 이르게 된 것이다. 마치 인간의 뇌세포가 1천억 개나 되지만 신생아와 어른의 뇌세포 연결이 다른 것과 마찬가지를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신생아는 태어나면서 보고, 듣고, 경험하게 되면서 새로운 신경망을 형성하며 뇌세포가 더욱 복잡하게 연결되는 것처럼 <HER> 역시 이렇게 인간과 소통하면 할수록 더욱 그 인공지능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영화에서 <HER>는 '테오도르(남자 주인공)’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그 책의 단어 사이가 너무나 길어서 무한에 가까운 상태라고 이야기한다. 진화된 ‘인공지능 OS HER’는 이러한 이유로 주인공 및 몇몇 사람들과 결별하게 된다. 영화를 자세히 살펴보면 사람들은 어디서든 귀에 이어폰을 끼고 다닌다. 이것을 통해 인공지능 OS와 소통을 하는데 사람들 간의 소통이 사람과 인공지능 OS와의 소통으로 넘어가는 것을 보여준다.


이것은 마치 아이작 아시모프의 <로봇 시리즈> 중 <벌거벗은 태양>의 솔라리스 주민과 비슷하다. 솔라리스 행성에서는 모든 일들이 로봇에 의해 진행되고 서로 접촉하지 않는다.


이 사회에서 ‘가장 충격적인 것은’ 인간들끼리 만나고 서로 직접 보는 것을
극히 혐오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로지 영상으로만 서로에 대해 소통하는 세상, 이것은 영화 <HER>에서 보여준 길거리에서 이어폰을 끼고 각자 자신의 인공지능 OS와 소통하는 모습과 겹쳐 보인다. 또한 이러한 모습은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과도 동일하다. 길거리에서 각자 자신의 스마트폰만 보고 걸어가거나 지하철에서 모두 고개 숙이고 스마트폰만 보는 모습, 이러한 모습이 진화해서 ‘HER’의 영화처럼 사람과 인공지능 OS와의 소통이 활성화되고 더욱 시간이 흐르면 사람들 간의 직접 대면 소통을 혐오하게 될 세상이 올 수도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