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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uth Point Sep 23. 2015

네 인생의 이야기

테드 창의 단편 SF



사고의 전환은 결국 가지고 있는 모든 선입관을 버리는 것으로 시작된다. 당신은 인과적 세계관을 버릴 준비가 되어 있는가? 과거에서 미래로 향하는 시간의 흐름을 버릴 준비가 되어 있는가 말이다. '네 인생의 이야기'를 바라보자.


다시 읽었다. 테드 창의 <네 인생의 이야기>는 SF를 차용한 잘 만들어진 드라마다. 지구를 찾아온 헵타포드라는 외계인과 소통을 위해 모인 과학자들의 이야기가 메인이다. 언어학자와 게리라는 물리학자가 주인공이며 그들이 외계인과 소통해 나가는 이야기가 주 내용인 것이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계속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생각이 있다. 우리와 전혀 다른 문명과의 소통이 가능할까라는 이슈말이다. 나는 항상 다른 문명과의 소통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돌고래 종족을 생각한다. 우리 은하 넘어서 다른 은하의 전혀 다른 종족을 상상하기보다 우리 곁에 존재하는 우리와 다른 방식의 소통 언어를 가진 그 돌고래 말이다.


돌고래의 머리 앞 부분에 멜론이라는 기관이 있다.초음파를 발생시켜서 '소리'를 내고 '소리'를 듣는 인간의 입과 귀와 동일한 곳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돌고래들은 이 멜론을 통해 서로 소통을 한다. 초음파를 시각화하여 물체의 형태를 파악할 수 있다고는 알려져 있다. 주파수 측면에서 눈을 통해 가시광선 영역대를  시각화하는 것이나 돌고래의 멜론을 통해서 초음파 영역대를 시각화하는 것이나 매한가지인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는 돌고래와 소통을 할 수 있는가?


돌고래의 단어들을 체득하고 그 단어들과 동일한 우리의 언어를 그들에게 전달하고 소통한 적이 있는가? 단 한 번이라도 소통한 적이 있나? 아니면 소통할 수 없는 것인가? 박쥐는 어떠한가? 그들의 언어들을 체득한 적이 있는가 말이다. 단언하건대 다른 종족 즉 외계 종족과의 소통은 우선 지구의 생물과의 소통이 가능해진 뒤에야 논할 수 있을 것이다.



막연한 상상 속에 있는 나에게 속절없는 희망을 살포시 보여주는 이 소설은 중간중간 당신의 머리를 망치를 때려버리는 생각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중 가장 중요한 내용은 <네 인생의 이야기>에 언급되는 <페르마의 원리>이다.



두 점사이를 진행하는 빛의 경로는 기하학적으로 가능한 경로 중에서 소요 시간이 극소인 경로다. 이것이 17세기 프랑스의 천제 수학자인 페르마가 언급한 이론인데 이 소설에 나오게 된다. 좀 더 쉽게 이야기해보자. 광선이 움직이는 경로는 언제나 최소 시간을 지향한다. 즉 최소 시간으로 주어진 경로를 이동한다는 의미이다. 이 경로 이외의 다른 모든 경로는 실제의 경로보다 더 시간이 걸린다. 이것이 <페르마의 최단 시간의 원리>다.


페르마의 원리(Fermat's principle)란 빛의 진행 경로에 대한 설명으로, 빛은 최단 시간으로 이동할 수 있는 경로를 택한다는 것이다.  - 출처 : 위키피디아
P.S. 페르마의 원리라고만 언급시 오해의 소지가 존재해서 이 글에서는 페르마의 최단시간의 원리라고 언급한다.  



광선은 어느 방향으로 움직 일지를 선택하기도 전에 자신의 최종 목적지를 결정해야 한다. <네 인생의 이야기>



이 소설에서 "광선은 자신의 정확한 목적지가 어디인지를 알아야 해. 목적지가 다르다면 가장 빠른 경로도 바뀔 테니까." 라던지 "또 해당 경로를 가로지르는 데 걸리는 시간을 계산하기 위해서는 그 경로 중간에 무엇이 가로놓여 있는지, 이를테면 수면이 어디 있는지 하는 식의 정보도 필요해."등의 언급이 있다.


빛은 굵은 선으로 이동해야 최소시간에 A에서 B로 이동이 가능하다


우리 인류는 빛이 나아가고 그 빛이 수면을 만나 다른 각도로 굴절되어 도착지에 빛이 도착한다라고 상상한다. 하지만 다른 인류는 빛이 목적성을 가지고 최소의 도달 시간을 위해 미리 가는 지점을 설계했다고 할 수도 있게 된다. 이러한 식으로 사물을 바라보게 되면 한쪽은 인과적인 방식이 당연하게 되며 다른 한쪽은 목적론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이 목적론적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바라보는 세계관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소설의 언급대로 우리 인류가 순차적인 의식체계를 갖추었다면 다른 종족은 순차적이 아닌 동시적인 의식체계를 갖출 수도 있다는 말이 되기도 한다.






어려운가? 솔직히 이를 자세히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테드 창의 소설을 구매해서 읽어보는  수밖에 없다. 잠시 자신이 머물고 있는 자리에서 벗어나서 무한 상상의 세계로 빠져보고 싶다면 당장 테드 창의 소설을 구매해보도록 하자. 당신이 친구와의 커피를 포기하고 당신 친구에게서 듣는 이야기를 포기하는 대신 상상의 나락에 떨어질 수 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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