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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uth Point Oct 29. 2015

새벽, 금성 목성 화성이 만나다

하늘을 바라보고 사는 아이들로 채워진 대한민국을 기대한다



최근 영화 <마션>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 천문학이나 과학 쪽 분야의 사람들 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들에게도 큰 관심거리다. 만약 천문학을 좋아하는 사람이 화성에 가서 거주하게 된다면 그 사람의 가장 큰 관심사는 어쩌면 화성에서 바라보는 태양계의 움직임 일 것이다. 먼 옛날, 우리 조상들이 바라보았던 동경의 하늘은 아니지만 화성에서 관찰하는 태양계 천체는 지적 호기심을 마구마구 자극할 듯하다.


2015년 10월 25, 26일은 동쪽 하늘에서 금성과 목성 그리고 화성이 지구에서 바라 봤을 때 최근접하게 되는 날이었다. 이를 눈으로 관측하기 위해 10월 15일부터 10월 29일 날 새벽 운동 나갈 때 아이폰 6로 촬영했다. 별들이 겉보기 등급이 낮아서 서울에서 아이폰 6로 촬영하기가 쉽지 않지만 금성이나 목성 정도야 선명하게 촬영되었다. 약 2주간의 새벽녘 동쪽 하늘에서 관찰된 행성 운행 기록이다.




금성과 목성 그리고 화성이 한 하늘 아래 함께 하는 것은 자주 보았지만 이렇게 기록을 남기기 위해서 관측한 것은 실로 오랜만이었다.




10월 15일 5시 50분 첫 촬영 날, 금성 아래 좀 떨어져서 목성이 촬영되었다.

목성에 위쪽에 희미하게 화성이 보이는 듯 하지만 이것이 별인지 화성인지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저 시각 화성이 위치한 근처에 겉보기 등급이 화성만큼 빛나는 별이 없기에 화성이겠거니 스스로에게 속삭였다.


금성과 금성의 남서쪽에 위치한 목성 사진




10월 25일 6시 13분 두 번째 촬영 날, 금성의 왼편에 목성이 자리했다.

금성과 목성이 떨어진 거리의 2.5-3배만큼 목성에서 남서쪽으로 내려오면 언뜻 화성이 보인다. 사진상으로는 잘 나타나지 않았지만 목성에서 45도 왼편으로 내려오면 화성이 있었다.


금성과 목성, 좀 더 작게 보이는게 목성이다



10월 28일 5시 47분 세 번째 촬영 날, 금성 위로 목성이 올라섰다.

금성에서 남서쪽으로 조금만 내려오면 화성이 희미하게 보인다. 금성과 목성이 떨어진 거리의 1.5배 정도 금성과 떨어져서 자신의 모습을 살며시 보여주었다.


금성과 목성, 교차하며 근접하다




10월 29일 5시 42분 네 번째 촬영 날, 금성과 목성은 이제 다시  더욱더 멀어진다.

드디어 카메라에 화성을 담았다. 눈을 크게 뜨고 아래 사진을 살펴보시라 중간에 제일 밝은 행성이 금성이다. 그 바로 위가 목성이다. 그리고 금성과 목성의 거리만큼 금성에서 아래 45도 방향으로 내려오라. 정말 희미하게 점 하나게 찍혀있다. 그게 바로 화성이다. 실제로 살펴보았을 때 화성은 굉장히 밝게 빛났다.


금성과 목성, 이제 서로 멀어져간다




그렇다면 이 사진들을 근거로 금성과 목성 그리고 화성의 움직임을 살펴보자. 동일한 위치에서 비슷한 시간대에 여러 날에 걸쳐서 사진을 찍으면 행성의 움직임이 보이게 된다. 금성은 위에서 아래 방향으로 목성은 우 상향으로 화성은 좌에서 우로 움직이고 있다. 그렇다면 이것을 근거로 그려보면 11월 초 경에는 금성 옆으로 화성이 지나가게 된다. 금성의 변화는 작았지만 목성의 변화는 눈에 확연하게 드러날 정도로 빠르게 날마다 우상향 방향으로 이동하였다.





어른들이 자신의 꿈을 아이들에게 투영시키려고 과외 등을 시키고 있다. 만약 그 아이들의 손을 잡고 다른 사람이 아닌 아빠나 엄마가 직접 이러한 하늘을 보여준다면 어떨까? 스스로 무엇인가를 찾아보는 호기심 많은 아이로 키우려면 돈을 지불해 남에게 아이를 맡겨서는 안된다. 부모가 어떠한 것을 탐구하고 알아내가는 과정을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그 아이는 부모를 신뢰하고 스스로 궁금해하는 것을 찾아가게 될 것이다.


나는 대한민국의 학생들이 하늘을 바라보는 여유를 가지고 자라나길 바란다. 그러한 아이들로 채워진 풍요롭고 따스한 그리고 낭만과 멋을 아는 대한민국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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