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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uth Point Dec 12. 2015

스타메이커, 과학소설 10대 걸작?

올라프 스태플든 스타메이커가 왜 괜찮은 SF로 소개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

1920년대에 출간된 SF소설인 스타메이커, 무엇이 문제인가?



소설이라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즐거움이 없다. 한마디로 이 책은 지루하다. 이 책에 대한 추천을 듣고 그리고 이 책을 손에 넣었을 때의 감정은 첫사랑을 10년 만에 다시 만날 때의 그 느낌과 동일했다. 두근거리면서도 천천히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주에 대한 SF 고전이라는 찬사와 올라프 스태플든이 아이작 아시모프와
아서 클라크 그리고 로버트 하인라인에 비견되고 있다는 언급은 그 첫사랑이 마치 연예인이라도 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아래와 같은 문장으로 이 소설에 대한 감상을 풀어내려 했다. 하지만 50페이지를 넘기면서부터 나의 기대는 거실 유리창이 깨져서 파편이 너저분하게 분포된 것을 보는 것처럼 지치기 시작했다. 50페이지는 인내심의 한계 도달점이었다. 사실 10페이지도 채 읽지 못한 시점에 이 책은 마음속에서 거실 창문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스타메이커, 별을 만드는 자
별을 만드는 자는 별의 창조자다. 항성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우주적인 현상이며 이는 만든다라는 말로는 표현이 부족하다. 그리서 우주가 스스로 만드는 항성을 제외하고, 별을 만드는 존재가 있다면 별의 창조자인 것이다.





이 책의 서술자이자 주인공은 본인의 집 근처 언덕에서 밤하늘을 바라본다. 그리고 갑자기 유체이탈과 동일한 현상을 느끼게 된다. 그렇게 이탈된 자아가 우주를 탐험하게 되는 것이 이 책의 메인 줄거리다. 인류가 아닌 다른 존재의 몸에 들어가서 그들의 생각을 공유하기도 하고 다른 존재와 우주여행을 떠나 다양한 우주를 경험하게 된다. 다양한 다른 인류의 생성부터 번영 그리고 쇠퇴 멸망을 그리는데 결정적인 문제는 재미가 없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 책은 SF라기 보다는 올라프 스태플든의 종교, 철학, 그리고 사념을 옮겨놓은 자서전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외계 문명의 모습을 서술한 것부터 거슬렸다. 또한 은하와 별들의 어울림, 그리고 무한함에서 오는 차가움, 그러한 것을 바라보는 고찰이 너무나 공허하기만 했다. 이것은 마치 일주일간 다녀온 유럽여행의 모든 기록인 사진기를 출국 당일 공항에서  소매치기당한 느낌과 동일하다. 일 년간 준비해서 드디어 확보한 일주일간의 휴식, 그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들. 일주일간 다녀온 유럽여행이 아스라이 사라지는 듯한 그 느낌. 봄 눈 녹듯이, 막 떠오른 햇살에 안개가 공기 중으로 숨는 듯한 느낌이다.





SF의 고전이라고 불리는 수많은 책 들 중에서 지금 시대에 읽어보았을 때 재미있는 책은 손에 꼽는다. 많은 추천을 받고 있는 책일지라도 막상 읽어보면 허무할 때가 많다. 책을 읽어보지 않고 후기를 쓰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왜 책을 읽지않고 책을 쓰는지 ..... 또한, 자신이 책을 추천했다면 주변에 그 책을 읽도록 설득할 수 있어야한다. 주변에도 권하지 못할 책들을 추천하고 있는 출판업계의 현실이 암담하기만 하다.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절대로 올라프 스태플든의 <스타메이커>를 읽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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