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outh Point Dec 18. 2015

센트럴파크, 그리고 아이덴티티

기욤 뮈소의 소설, 진실인지 사라진 시대 믿을 수 있는 건 무엇일까?


당신이 눈을 뜬다.


그리고 그 옆에 낯선 남자가 함께 있다. 그것도 정답게 서로 손목에 수갑을 찬 채로 말이다. 아침 햇살은 눈가에 머물고 어제 밤 기억이 서서히 떠오른다.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그리고 차를 탄 것 까지만 기억난다. 기억의 마지막은 프랑스, 그리고 눈을 뜬곳은 센트럴파크다. 우리가 아는 그 센트럴 파크, 미국에 있는 그곳 말이다.



기욤 뮈소의 소설은 이렇게 시작된다.
이렇게 시작되는 책을 잡고선 어찌 손을 놓을 수 있을까!


이야기는 중반을 넘어서면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게 되며 이야기 마지막에는 권투선수에게 턱을 한 대 맞을듯한 충격이 전해져 온다. 더 이상 이야기를 전개하면 떡밥이 던져질  듯하여 이 정도로 센트럴파크의 이야기는 중단한다. 꼭 읽어보시길!!



이 소설과 연상되는 영화가 기억 속에서 강제로 소환당한다. 바로 <아이덴티티>


미친 듯이 비는 쏟아져내리고 바람은 세상 모든 것을 날려버릴 듯한 그런 밤. 한적한 모텔에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든다. 여배우와 그 배우를 태우고 가던 리무진 운전사, 신혼부부, 살인범과 경찰, 매춘부, 아이를 동반한 부부가 한 곳에 모인다. 폭풍우로 더 이상 교통이 불가한 상황, 사람들은 이 모텔에 모여서 비와 바람이 잦아들기만을 기다린다.

이런 기다림을 차갑게 배반하는 그 어떤 사건이 발생한다. 바로 그건 살인이다. 갑자기 시작된 살인으로 서로를 믿을 수 없게 되는 상황. 모텔 방 번호가 살인을 알린다. 10,9,8 숫자는 점점 줄어든다. 이 영화의 마지막에 나타난 반전은 가히 충격적이었으며 그와 비슷한 충격과 흥미를 센트럴파크에서 느꼈다.





이런 종류의 영화와 책을 접하다 보면 내가 인지하고 바라보는 것이 과연 '진실'에 부합하는가?라는 의문이 계속 나를 따라다닌다. 이런 소설을 읽은 그 주는 계속 다양한 상상 속에서 헤매곤 한다.


더 나아가서 내 얼굴에 달린 눈은 가시광선 영역만을 '볼' 수 있는데 과연 가시광선 이외의 전파는 어떻게 '보일지'.. 이럴 때 과연 우리가 보고 듣고 느끼는 이 모든 감각이  '보편타당' 하다고 감히 주장할 수 없지 않을까? 우리의 신체 감각이 받아들이는 신호를 토대로 외부를 판단하는 '인지'는  더욱더 '진실'에서 멀어질 지도..


이 책을 덮으며 역시 기욤 뮈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번 들면 끝까지 책을 읽게 만들어버리는 마성의 글솜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