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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uth Point Dec 19. 2015

천사의 부름, 크리스마스가 떠오른다

기욤 뮈소의 문제작, 휴대폰이 바뀌면서 일어난 크리스마스 시즌의 이야기



"빌어먹을......" 휴대폰을 분실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 머릿속에 떠오르는 단어다


프롤로그가 인상적이다. 숨겨놓은 담배를 찾을 만큼  안절부절못하게 만드는 그것, 바로 그건 휴대폰 분실 시 우리에게 일어나는 현상이다. 휴대폰 속의 사진과 동영상들 그리고 수많은 기록들... 그 '흐트러진 일상'이 다른 사람의 손 안에 들어가게 되는 일을 이 소설의 소재로 삼은 것이다.




플로리스트와 쉐프의 휴대폰이 뒤바뀐다


크리스마스 일주일 전 사람들로 북적이는 뉴욕 JFK공항의 한 커피숍에서 그와 그녀는 만난다. 그리고 부딪힌다. 이후 그들은 각자의 터전으로 돌아간다. 여자는 프랑스 파리, 남자는 샌프란시스코로 말이다. 그런데, 그들의 휴대폰이 바뀌었다.



서로의 휴대폰을 탐색하다


조나단은 매들린의 휴대폰을 살펴보면서 흥미를 가지게 되고 매들린은 조나단에게 휴대폰을 보내려다가 우체국 파업으로 보낼 수 없게 된다. 그리고 매들린 역시 조나단의 휴대폰에 매달리게 된다. 우연한 만남으로 시작해 그들은 서로를 알아가게 된다. 프랑스 파리와 미국 샌프란시스코라는 물리적 거리는 그들에게 전혀 방해가 되지 않는다. 조용한 동네의 쉐프 정도로 알았던 조나단이 사실은 전 세계 미시계를 호령했던 최고의 쉐프라는 것을 알게 된다. 매들린 역시 플로리스트로 꽃과 너무나 어울릴듯하지만 사실은 전직 강력계 형사였던 것이다.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하나의 사건 '앨리스 유괴사건'이 전면에 등장한다.



이 책은 기욤 뮈소의 문제작이다.


어쩌면 이 책은 두개의 스토리를 하나로 붙여놓은  듯하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문제작이라 부르곤 한다. 하나로 합쳐지면 안 되는 그러한 종류를 하나로 만들어놓은 듯한 억지스러움이 책 곳곳에서 묻어난다. 유괴사건과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사건을 숨기려는 이혼사건은 올리브유에 떨어진 물처럼 서로 둥둥 떠다닌다. 그럼에도 그의 매력적인 글솜씨는 책에서 두개의 이야기를 문제없이 풀어낸다.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날들은 우리가 아직 살지 않은 날들이다. 빅토르 위고


기욤 뮈소의 소설은 몇 가지 핵심 가지가 존재한다. 전문직 남녀가 항상 등장하며 이들에게는 숨기고 싶은 과거나 어린 시절의 불우한 환경이 항상 공존하게 된다. 그리고 그 남녀를 정말 독특한 방식으로 사랑하게 만든다. 이 부분에서 그는 여심을 너무 잘 파악하고 있는 듯하다. 그의 책에는 아름다운 스토리가 존재하고 문장이 간결하며 마치 내가 그 장소에 다녀온 듯한 뛰어나고 자세한 묘사가 특징인 것이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천사의 부름이 생각난다


이 소설은 크리스마스 그 언저리에 읽어야 제맛이다. 묘사된 글들과 폭설 그리고 다양한 주변 상황은 크리스마스의 들뜬 그 마음을 온전히 떠올리게 한다. 2015년 12월의 어느 날, 이 책을 펴고 하염없이 읽었다. 다시 읽어보아도 크리스마스의 느낌은 물씬 풍긴다. 그리고 장소에 대한 묘사부터 인물들간의 심리가 좀 더 부각된다. 크리스마스 즈음에 한번 읽어보자.






매들린과 조나단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는 고전적 동화처럼 끝을 맺지는 않는다.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날들은 우리가 아직 살지 않은 날들이다'라는 문장을 떠올리면서 끝을 낸다. 그들은 행복해졌을까? 기욤 뮈소는 한 번도 작품에 대한 속편 이야기를 꺼내 든 적이 없다. 단 한번 <천사의 부름>에 대해서 인터뷰 말미에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 <천사의 부름>을 읽으면서 떠오른 영화가 하나 있다. 90년대 중반 지금의 키아누 리브스와 산드라 블록을 존재하게 한 영화 <SPEED>다.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키아누 리브스와 산드라 블록은 행복하게 잘 살게 되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위급한 그리고 위험한 상황에서 '그 긴장감'이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둔갑하기 때문이다. <천사의 부름> 속 주인공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위험한 상황에서의 그 감정이 사랑과 긴장감의 그 경계 어딘가에 존재했을 것이다. 그래서 <천사의 부름> 속편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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