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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uth Point Dec 31. 2015

<그 후에> 반전은 없다

기욤 뮈소의 <그 후에>는 그의 작품 중에서 가장 밋밋했다

8살 어린 소년이 소녀를 물속에서 건져내다. 그리고 그는 훗날 이 소녀와 결혼을 하게 된다. 결혼 후 둘째 아들의 죽음 이후 이혼..... <그 후에>는 이혼 이후 12월  3주간의 이야기다. 항상 그랬던 것처럼 크리스마스를 전후한 스토리다.


영화 <식스센스>급 반전이라는 서평은 허울에 불과하다. 기욤 뮈소적인 글쓰기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평범하기 그지없는 이야기다. 좀 지루하기도 하고 밋밋하다. '충격을 불러일으키는 전율' 등의 수식어는 허망할 뿐이다.





"같은 인간이기에 타인의 일은 곧 우리 자신의 일이기도 하오."


죽음을 예언하는 메신저를 도입한 이 소설은 읽는 내내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 소설의 풀이 방식으로 도입한 메신저이지만 이 책에서는 물과 기름처럼 둥둥 떠다닌다. 메신저를 만나고 그를 바로 신뢰하게 되는 억지스러움이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을 계속 반감시켰다.




"태초에는 과거도 미래도 존재하지 않았다. 물질과 공간, 시간이 탄생한 대폭발이 일어나기 전에는... 백과사전에는 우주의 역사가 150년 전에 시작되었다고 나와 있다. 가장 오래된 별들의 나이도 그쯤 된다."


작가는 우주의 역사와 인간의 역사를 비교해 인간사의 미미한 존재감을 부각하려 했다. 하지만 그는 실패했다. 상투적인 우주에 대한 묘사는 차라리 삭제하는 게 좋다. 책에서 '빛을 잃은 별들이 거대한 우주 속 공동묘지를 형성할 것이다."라는 표현은 너무 진부해서 손발이 오그라든다. 기욤 뮈소 정도의 감수성이라면 우주와 인간을 더욱 잘 비교하면서 삶의 덧없음이라던가  순간순간 살아감의 중요성을 더욱 잘 보여줄 수 있지 않았을까? 많이 아쉬운 부분이다. 그는 연예에 대해서만 소설을 적어야 했다.




"눈 앞에 다가온 죽음에 대한 인식이 다르게 살 것을 요구한다. 남은 시간을 온전히 즐기라 한다. 조금만 더 살 수 있다면 지옥에라도 떨어지겠다."


가족의 중요성, 순간순간 살아감의 소중함이 느껴지는 <그 후에>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이다. 기욤 뮈소는 항상 작품마다 하나의 특징을 도입한다. 타임슬립, 기억상실, 노트북, 휴대폰, 죽음을 보는 메신저 등이 있다. 이번에 사용한 메신저는 사용하지 말았어야 한다. 삶에 대한 유한성과 그와 연관된 가족 이야기는 다르게 풀어도 충분하지 않았을까? 기욤 뮈소의 팬으로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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