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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uth Point Jan 03. 2016

<도둑맞은 어제> 메멘토의 새로운버전

코바야시 야스미 기억에 대한 SF적 단상, 짧은 단편이지만 강렬한 반전



기억을 10분 이상 지속시키지 못하는 단기 기억상실증의 환자가 주인공이었던 영화, 메멘토. <도둑맞은 어제>는 이 메멘토의 새로운 그리고 더 진보한 이야기다. 단기기억을 장기기억으로 전환하지 못해서 단기 기억상실증이 발생한다는 스토리인 이 영화의 컨셉에 '무엇인가의 실험'으로 전세계 모든 사람들이 동시에 단기 기억만을 간직하게 된다는 이야기 전개가 바로 <도둑맞은 어제>다.


핵 실험 비스무리한 어떤 실험으로 모두 장기 기억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은 결국 오랜 시간이 걸려서 장기기억을 저장할 메모리를 개발하게 된다. 항상 자신의 몸에 이 메모리를 장착해 이전의 기억을 간직하는 새로운 인류로 재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 메모리가 바뀌게 되면 어떻게 될까?


메모리가 다른 사람이랑 바뀌게 되면 바로 다른 사람의 기억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다른 사람몸에 뇌를 이식하는 것과 거의 비슷한 효과를 발휘하게 된다.




"메모리가 없다는 것도 상당히 비참한 상황이지만, 다른 메모리가 꽃혀 있기라도 한다면 비참하기보다는 참혹한 상태라고 해야겠지."


주인공은 참혹한 상태에 처하게 된다. 중학생 여자였던 주인공은 지저분한 중년사내가 되어서 낯선 장소에서 깨어나게 된다. 상황을 하나씩 파악해 나가는 그 중년 사내이자 중학생 소녀. 메모리가 바뀐 상대를 찾아나서고 결국 찾게 되는데, 상대방은 의기양양하게 말한다. 겉 모습이 본인을 보여주지 메모리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이다.

A(메모리를 강제로 바꾼 자) : 알맹이? 알맹이가 먼데?
B(메모리를 변경을 당한 자) : 당연히 인격이지. 인간의 정신, 혼 말이야.
A(메모리를 강제로 바꾼 자) : 혼이라고? 넌 보거나 만진 적이라도 있어?
................
A(메모리를 강제로 바꾼 자) : 그렇지, 혼은 있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말이야.(메모리를 들어올리며) 이런게 혼일 리가 없잖아. 이게 혼의 본질이라는 게 말이 되겠어?


자, <도둑맞은 어제>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과연 그들은 자신의 기억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뒷 부분의 짧은 반전은 신선하게 다가온다. 옆에 놓여 있는 UBS 메모리카드가 새롭게 보인다. 그 이유는 훗날 이러한 메모리를 통해 인류가 기억을 공유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과연 그러한 날이 올까? 인간의 기억이 컴퓨터의 저장장치에 저장되는 그 날 우리 인류는 바로 육체를 벗어나는 새로운 종으로 재탄생하게 되는 것인가? 짧은 단편이지만 '기억'에 대해 많은 상상과 고민 그리고 즐거움을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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