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
"세상에서 가장 운 좋은 사람"이라는 수식어는
대개 부와 명예, 평탄한 인생을 누리는 이에게 주어진다.
하지만 크로아티아의 평범한 음악 교사,
프라노 셀락에게 붙은 이 별명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품고 있다.
그의 인생은 허구조차 꺼려할 법한,
불운과 행운이 뒤엉킨 기이한 서사시였다.
과연 그의 삶은 행운이었을까?
그 답은 우리가 '행운'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달려 있다.
프라노 셀락의 인생은 재난의 연속선 위를 걷는 듯했다.
1962년, 차가운 비가 쏟아지는 협곡을 지나는 기차는 탈선해 강에 추락했다.
물속에 갇힌 17명의 승객이 숨졌지만,
프라노는 팔이 부러진 채 기적적으로 헤엄쳐 탈출했다.
그가 맞은 것은 첫 번째 죽음의 문턱이었다.
그리고 불과 1년 뒤,
인생 첫 비행에서 비행기 문이 갑자기 열리며
그를 밖으로 내던졌다.
공포에 질린 채 추락하는 동안,
그는 부드러운 건초 더미 위로 떨어졌다.
비행기는 그가 빠진 직후 추락해 19명이 숨졌다.
프라노는 경미한 부상만 입었다.
두 번째 기적이었다.
이후 그의 인생은 죽음과의 기묘한 춤을 계속했다.
1966년 버스 사고(4명 사망)에서 살아났고,
1970년에는 운전 중 차가 갑자기 불타 폭발하기 직전 탈출했다.
1973년엔 또 다른 차량 화재로 머리카락 대부분을 잃었지만 목숨은 건졌다.
1995년 길을 걷다 버스에 치였고,
1996년에는 절벽에서 트럭과의 충돌을 피하려다 차가 100m 아래로 추락해 폭발했지만,
그는 기적적으로 차 밖으로 튕겨져 나와 나뭇가지에 매달려 살아남았다.
일곱 번의 죽음의 위기. 일곱 번의 기적적인 생존.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저주받은 것인가, 축복받은 것인가?
끊임없이 죽음의 그림자에 쫓기면서도 그 그림자마다 간신히 빠져나오는 삶.
이것이 과연 행운일 수 있을까?
그러나 운명은 마지막 카드를 숨기고 있었다.
2003년, 73세의 프라노 셀락은 수년 만에 복권 한 장을 샀다.
그리고 그 한 장이 90만 유로(당시 약 10억 원)라는 거액의 잭팟을 터뜨렸다.
일곱 번의 죽음의 고비를 넘기고, 마침내 예상치 못한 행운의 잭팟까지.
세상은 그를 '살아있는 가장 운 좋은 남자'라 부르며 입을 모았다.
그러나 진정한 행운은 어디에 있었을까?
프라노는 막대한 상금으로 소박한 집과 배를 샀고,
남은 돈은 대부분 가족과 친구들에게 기부했다.
그에게 돈은 인생의 진정한 가치가 아니었다.
그는 이미 그것을 가졌다고 믿었다.
바로 '살아있다'는 것 그 자체였다.
그는 한때 이렇게 말했다.
"두 가지 방식으로 볼 수 있습니다.
나는 매우 운이 나빴거나 살아있는 사람 중 가장 운이 좋았던 사람이었어요."
프라노 셀락의 이야기는 '행운'의 본질을 되묻게 한다.
죽음의 문턱을 일곱 번이나 넘기고도 결국
살아남은 생명력 자체가 가장 큰 행운일까?
아니면 그 모든 고통과 공포 끝에 찾아온 물질적 풍요가 행운일까?
혹은 끊임없는 재앙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삶을 붙잡은 그의 의지 자체가 행운의 근원일까?
아마도 프라노 셀락의 진정한 행운은 단순히 살아남은 것이 아니라,
그 모든 파란만장한 역경을 겪으면서도 살아갈 의욕을 잃지 않았고,
마침내 찾아온 재물에 매이지 않고 삶의 본질을 알고 있었던 데 있을 것이다.
그의 인생은 결국,
가장 극적인 불운 속에서도 삶 자체를 소중히 여기고 마침내 평온을 찾은,
역설적이지만 가장 깊은 행운의 기록이다.
행운은 결국,
겪는 사건 자체보다 그 사건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과,
그 속에서도 삶을 포기하지 않는 마음속에 깃드는 것이다.
그는 단순히 살아남지 않았다.
그는, 놀라운 역경 속에서도, 진정으로 살았다.
그것이야말로 가장 위대한 행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