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면 위의 순수한 시간

그림 읽는 밤

by 제임스
dzxz-20161130-83.jpg 화가 알렉스 카츠 (Alex Katz, 1927~)


알렉스 카츠는 1927년 태어난 미국의 화가로,

추상표현주의와 팝 아트 사이의 시대를 살아가며

1954년부터 작품을 전시하기 시작했다.

그는 가족과 친구들을 단순화한 대형 이미지로 유명한 구상화가로,

미국의 일상적 풍경을 기념비적이면서도 절제된 시선으로 포착해왔다.

1980년대에 대중적 명성을 얻었으며,

대담한 단순함과 강렬한 색채를 특징으로 하는 대형 회화로 팝 아트의 선구자로 여겨진다.

그의 작품은 초상화와 풍경화가 거의 동등하게 나뉘며,

1960년대부터 뉴욕(특히 소호 주변)과 매년 몇 달을 보내는 메인 주의 풍경,

그리고 가족, 예술가, 작가, 뉴욕 사교계 인사들의 초상을 그려왔다.

1988년 미국 예술문학아카데미에 입회했고,

1978년에는 미국 정부 지원으로 소련과의 교육문화 교류에 참여했다.


대표작 5선


다운로드.jpg 아다 아다 , 1959

1. 아다 (Ada, 1959)

카츠가 그린 아내 아다의 첫 번째 초상화이다.

1957년 만나 1958년 결혼한 부부의 사랑을 담은 작품이다.


83_3_cropped.jpeg 붉은 미소, 1963


2. 더 레드 스마일 (The Red Smile, 1963)

아다의 프로필이 균일한 빨간 배경에 그려진 가장 유명한 초상화로,

폭이 거의 10피트에 달하는 역사상 가장 큰 초상화 중 하나이다.



27katz.large1.jpg The Black Dress, 1960


3. 더 블랙 드레스 (The Black Dress, 1960)

우아한 검은 칵테일 드레스를 입은 아다를 여섯 번 반복해서

그린 주요 작품으로, 같은 인물의 반복은 워홀의 작업을 연상시킨다.


다운로드.jpg 파란 우산 II - 에이다 , 2019


4. 블루 엄브렐라 II (Blue Umbrella II)

구겐하임 미술관의 '알렉스 카츠: 게더링' 전시에서 볼 수 있는 아이코닉한 작품이다.


2323.jpg 그레이 데이 , 1992

5. 그레이 데이 (Gray Day, 1992)

평면적인 형태와 디테일의 단순화라는 카츠의 트레이드마크를 보여주는 대표작이다.


시간을 붙잡은 화가, 알렉스 카츠

알렉스 카츠의 그림 앞에 서면 묘한 정적에 사로잡힌다.

단색 배경 위에 놓인 냉정하고 엄격한 인물들은 감정을

배제한 채 그래픽적 표현으로 그려져 있다.

그의 캔버스에서 시간은 멈춘 듯하다.

하지만 그 정지된 순간 속에는 영원을 향한 열망이 숨어 있다.


아내 아다를 그린 수많은 초상화들을 보면서

나는 사랑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60여 년간 한 사람을 반복해서 그린다는 것.

그것은 단순히 모델에 대한 애정을 넘어서,

시간과 변화에 맞서는 예술가의 의지처럼 느껴진다.


아다의 얼굴은 작품마다 미묘하게 다르지만,

그 안에 담긴 화가의 시선은 일관되게 따뜻하다.

카츠의 작품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색채와 형태의

평면성, 선의 경제성, 그리고 감정적 거리감이다.


일견 차가워 보이는 이러한 특징들이 역설적으로

강렬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마치 광고 포스터처럼 단순화된 형태 속에서

우리는 현대인의 고독과 소통의 어려움을 읽어낸다.


1960년대 초반부터 영화, 텔레비전, 빌보드 광고의 영향을 받아

대형 캔버스에 작업하기 시작한 카츠는 시대의 흐름을 예민하게 포착했다.

그의 그림은 팝 아트의 상업적 이미지와 전통 회화의 품격 사이에서

절묘한 균형을 이룬다.

평면적이고 풍부한 색채로 이루어진 그의 풍경화와 초상화는

광고 빌보드와 영화의 매끄러운 미학을 연상시킨다.


미확인 384146 (2).jpg 두 그루의 나무, 2005


특히 메인 주의 풍경을 그린 작품들에서는

미국적 전원의 서정이 절제된 붓터치로 표현된다.

과장이나 감상에 빠지지 않으면서도 자연의 본질을 포착하는 그의 능력은 놀랍다.

나무와 호수, 하늘이 만들어내는 단순한 구성 속에서 우리는 일상의 평범함이 지닌

숨겨진 아름다움을 발견한다.


카츠는 사실주의와 모더니즘의 추상적 경향 사이에서 매혹적인 대화를 발전시켰다.

그의 작품은 보는 이로 하여금 표면의 단순함 너머에 있는

복잡한 감정의 층위를 탐구하게 만든다.

감정을 배제한 듯한 인물들의 표정에서 오히려 현대인의 내면을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다는 역설이 그의 예술의 힘이다.


알렉스 카츠는 시간을 붙잡으려 했던 화가다.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불변하는 것들의 가치를 화폭에 담아냈다.

그의 그림 앞에서 우리는 멈춤의 미학을,

단순함의 깊이를,

그리고 사랑의 지속성을 배운다.


1-horz.jpg Sunset 2 , 2008 / 선셋 3, 2009



https://youtu.be/yvBCslFAa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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