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잘하는 아이

일상 속으로

by 제임스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아래층 아이는 정말 인사를 잘한다.

정중하고도 예쁘게.

그 녀석에게 인사를 받을 때면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아이의 인사에는 그 부모의 바른 교육과 품성이 보인다.


나 역시 우리 아이들에게 인사 하나만 잘해도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고 가르쳤다.

그래서인지 직장생활을 하면서 그 덕을 본다고 한다.

인사를 잘하면 상대방이 나를 기억하기 쉬워진다.

또한 주변의 분위기를 밝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인사는 참으로 신기한 마법이다.

단순한 '안녕하세요' 한 마디가 서로를 향한 첫 번째 다리가 되고,

냉랭했던 공간을 따뜻하게 변화시킨다.

아침 아파트 복도에서 만나는 청소부 아주머니의 밝은 인사는

하루 종일 내 마음에 작은 온기를 남긴다.


반대로 인사를 받고도 못 들은 척 지나치는 사람을 보면 괜히 마음이 쌀쌀해지곤 한다.

인사의 힘은 무엇보다 '인정'에 있다.

상대방의 존재를 알아보고 인정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바쁜 현대사회에서 타인에게 관심을 갖는다는 것 자체가 귀한 일이 되었다.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며 걷는 사람들 사이에서 고개를 들어 상대방을 바라보며

건네는 인사는 그래서 더욱 소중하다.


직장에서의 인사는 특히 중요하다.

아침에 사무실에 들어서며 건네는 인사 한마디가 그날의 업무 분위기를 좌우한다.

선배들은 "일은 못해도 인사만 잘하면 반은 성공한 거다"라고 말하곤 했다.

처음엔 과장된 표현이라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말의 진실을 깨닫게 된다.

인사를 잘하는 사람은 상대방에게 좋은 첫인상을 남기고,

그것이 쌓여 신뢰와 호감으로 이어진다.


인사에는 그 사람의 됨됨이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진심이 담긴 인사와 형식적인 인사는 금방 구별된다.

눈을 마주치며 건네는 따뜻한 인사는 받는 사람의 마음까지 따뜻하게 만들지만,

건성으로 던지는 인사는 오히려 어색함만 남긴다.


아이들을 보면 더욱 확실하다.

부모의 인사 습관을 그대로 닮아 자연스럽게 몸에 밴 인사를 한다.

요즘은 인사조차 번거롭게 여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개인주의 문화가 확산되면서 굳이 모르는 사람과 인사를

나눌 필요가 있느냐는 생각이 퍼져가고 있다.


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인사의 가치가 더욱 빛나는 것 아닐까.

메마른 인간관계 속에서 건네는 작은 인사 하나가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느껴지는 이유다.

인사는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익히는 것이다.

머리로 아는 것과 몸으로 체화하는 것은 다르다.

매일매일 반복하며 자연스러운 습관이 될 때까지 연습해야 한다.

그렇게 몸에 밴 인사는 어떤 상황에서도 자연스럽게 나온다.


내일도 엘리베이터에서 그 아이를 만날 것이다.

그 아이의 밝은 인사를 받으며 나도 더 따뜻한 인사로 응답하리라.

작은 인사 하나가 만들어내는 기적을 믿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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