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의 붓을 든 예언자

그림 읽는 밤

by 제임스

1898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난

벤자민 솔라리 파라비치니는 성공한 화가였지만,

동시에 '아르헨티나의 노스트라다무스'로 불린 특별한 인물이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그림에 남다른 재능을 보였고,

이는 평생의 직업이 되었다.

하지만 그를 역사에 남긴 것은 뛰어난 회화 실력만이 아니었다.



어릴 적부터 파라비치니는 이상한 현상을 경험했다.

그림을 그리던 중 갑자기 알 수 없는 말들을 내뱉곤 했는데,

놀랍게도 그 말들은 미래의 사건들과 관련이 있었다.

1914년에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는 그의 예언은 제1차 세계대전의 발발로 현실이 되었다.

경건한 가톨릭 신자였던 그는 이러한 능력이 천사로부터 받은 계시라고 믿었다.



1932년부터 1972년까지 40년간,

파라비치니는 천 장이 넘는 예언적 그림을 남겼다.

그의 그림들은 단순한 예술 작품이 아니었다.

각 작품에는 짧은 글귀가 함께 적혀 있었고,

그 속에는 미래에 대한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텔레비전의 발명, 인공수정 기술의 발전, 스푸트니크 2호의 발사 등

그가 예측한 내용들은 하나둘 현실이 되었다.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 케네디 암살,

9·11 테러까지도 그의 그림에 담겨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그는 더욱 신비로운 존재로 여겨졌다.



화가로서 파라비치니는 벨기에 왕을 비롯한 많은 유명 인사들에게 인정받았다.

그의 작품은 전통적인 회화 기법을 따르면서도,

독특한 상징과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천사의 형상, 인간과 동물, 태양과 별, 꽃 등 다양한 소재들이 그의 캔버스를 채웠고,

각각은 깊은 의미를 품고 있었다.



2003년 그의 그림들을 모은 책이 출판되면서,

파라비치니는 다시금 세상의 주목을 받았다.

사람들은 그의 작품 속에서 이미 일어난 역사적 사건들의 흔적을 찾아냈고,

아직 해석되지 않은 그림들 속에서 미래에 대한 단서를 찾으려 했다.

그가 즐겨 마셨다는 와인은 '천사의 예언'이라는 별칭을 얻으며

전 세계 애호가들에게 알려지기도 했다.


1974년 12월, 파라비치니는 그가 태어난 도시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생을 마감했다.

76년의 삶 동안 그는 화가이자 예언자라는 두 가지 정체성 사이에서

독특한 예술 세계를 구축했다.

그의 그림이 정말로 천사의 계시를 담은 것인지,

아니면 뛰어난 통찰력의 산물인지는 여전히 논란거리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가 남긴 작품들이 예술과 예언, 신비와 현실의 경계에서

우리에게 여전히 질문을 던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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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YUYLbjl7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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