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을 바라볼 수 있을까

그림 읽는 밤

by 제임스



어디쯤에서 우리는 ‘지금’을 바라볼 수 있을까

어둠과 안개, 그 사이에 홀로 서 있는 한 사람.

카스 파르 다비드 프리드리히의 ‘안개 바다 위의 방랑자’는

저 먼바다와 끝없는 안개를 배경으로

서 있는 한 인물을 그려내고 있다.


그 사람의 모습은 작고, 멀리서 보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자연에 압도당한 존재 같다.

그러나 그 방랑자는 그 안에서

무엇을 보고 있을까?

어디쯤에서 우리는 ‘지금’을 바라볼 수 있을까?

이 그림은 우리가 그 속에서 길을 잃은 듯한

기분을 던진다.


안개 바다 위의 방랑자- 1818년


우리는 안갯속에 갇힌 듯하고,

바다는 무한히 펼쳐져 있지만,

어딘가로 향할 수 있는 길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방랑자는 멈추지 않는다.

그는 그저 서 있을 뿐이다.


눈앞에 펼쳐진 거대한 자연 앞에서,

그는 움직이지 않지만,

그의 내면에서는 무엇인가가 요동친다.

어쩌면 이 방랑자는 지금 이 순간을 마주하고 있는

우리 자신을 상징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거대한 산맥 (1830–1835)


우리는 끊임없이 바쁜 일상 속에서

내일, 내년, 미래를 걱정하며 살아가지만,

정작 지금 이 순간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한다.

모든 것이 안개처럼 흐릿하고,

바다처럼 깊고 넓어 보이지만,

우리는 그 속에서 길을 찾으려 애쓴다.


‘지금’이라는 순간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계속해서 미래를 바라본다.

하지만 방랑자는 그 안갯속에서 멈춰 서서

자신이 처한 이 ‘지금’을 느끼고 있다.

프리드리히는 이 그림을 통해

자연을 ‘공포’가 아닌,

‘고요한 존재의 증명’으로 그려냈다.

안개는 멀리서 보일 때는 공포처럼 느껴지지만,

그 안에 서 있는 방랑자는 그 안에서

오히려 마음의 평온을 찾고 있다.

바다는 끝없이 펼쳐져 있지만,

그가 서 있는 곳은 결국 그의 삶의

진짜 자리임을 알고 있다.



좋은 아침 Morning 1820-21



그는 그 순간을 느끼고,

그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찾는다.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

무언가를 걱정하고,

그것이 다가오는 미래라는 것에 집착하며,

현재를 놓치고 지나치기 일쑤다.


그러나 이 그림 속 방랑자는

그 무언가를 찾고자 하기보다

그 안갯속에서 스스로의 내면을 바라보고 있다.


우리는 언제쯤,

그처럼 현재를 온전히 느끼며,

‘지금’을 살아갈 수 있을까?

그의 발아래 펼쳐진 바다,

그가 마주한 안개,

그 모든 것이 그에게 속해 있다.


방랑자가 서 있는 그 지점에서

그는 세상과 하나가 되어

현재라는, 변하지 않는 순간을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그 지점에 다다를 수 있을까?



저녁_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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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크너: 교향곡 9번 - 카라얀

https://youtu.be/23sLcw2oIMA?si=nOV8bzT1K1V0iSm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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